[데스크 직격 인터뷰] 특수부 검사→정치인→공기업 CEO로… “정치적 욕심 앞서면 강원랜드 미래 없어”

입력 2015-01-23 03:37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은 특수부 검사 시절 ‘저승사자’로 명성을 떨쳤다. 1995년 출간한 책 ‘성역은 없다’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정치권의 러브콜에 시달렸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까지 직접 요청하는 바람에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그 책이 내 인생에서 치명타였다. 그 바람에 국회의원이 되긴 했는데 돈과는 인연이 완전히 끊어졌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했다. 그에게 국회의원이나 도지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미소를 지으며 “2017년 12월 임기 끝나고, 이듬해 6월이 선거니까 사람들이 그런 계산을 한다”고 피해갔다. 그러나 목표는 설정돼 있는 듯했다. 그는 “고향에서 일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강원도의 미래를 묻자 준비라도 한 듯 아이디어를 줄줄이 쏟아냈다. 폐광지역을 친환경 에너지 연구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것과 강원도를 안티에이징 클러스터로 만드는 구상은 오래된 듯했다.

그는 이전 강원랜드 사장들에게 날 선 비판을 했다. “15년 동안 운영된 강원랜드에 의식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임원은 임기 2년, 사장과 부사장은 3년인데 대부분 정치적인 욕심을 갖거나 그릇이 안 되는 사람들이 줄 타고 내려와서 밥 먹고 사는 자리로 이용했다. 강원랜드를 어떻게 발전시키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강원랜드 예산을 전략적으로 지역에 투자했으면 큰 도움이 됐을 텐데 대부분 정치적 욕심에 선심성으로 돈을 낭비해버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전현직 지사들에 대한 평가와 조언도 내놨다. “최 지사는 자신을 낮추고 서민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그러나 도정을 할 때는 공무원들을 휘어잡고 강하게 추진해야 하는데 추진력과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이 조금 부족하다.” “김진선 전 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 하나에 10년을 매달려 도를 별로 바꿔놓은 게 없다.” “이광재 전 지사는 그나마 강원도를 바꿔보려고 애썼는데 2년 만에 낙마했다.” ‘고향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강원도 전체를 놓고 분석하며 밑그림을 그리는 게 심상치 않았다. 그는 최근 변호사 사무실도 폐업 신고를 했다. 강원도에 뼈를 묻겠다는 의미일까.

노석철 사회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