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성경 연구와 성지 탐방을 통해 성서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저술해 오고 있는 작가 김성일 장로가 단행본 ‘잃어버린 마가를 찾아서’(도하)를 펴냈다.
이 책은 국민일보에 40회 연재됐던 ‘예표와 성취의 땅’을 자료 사진과 함께 편집한 것이다. 최초의 복음서를 기록한 마가의 행적을 작가적 상상력을 포함시켜 찾아가는 내용이란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김 장로는 “마가복음 저자인 마가의 행적이 성경에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 마가와 그 주변 인물들의 행방을 오랫동안 추적해나간 것”이라며 “예수님을 따르다 달아난 부잣집 아들의 잃어버린 16년 행적을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실 김 장로는 2011년 장편소설 ‘마르코스 요안네스’(‘마가라 하는 요한’의 헬라어 발음)란 제목의 3부작 소설을 발간한 터라 그 상세한 취재 과정이 이 책의 핵심적인 줄기가 되고 있다. 마가의 시대, 마가의 선택, 마가의 시선, 마가의 헌신 등 4부로 구성해 마가가 성경에서 사라진 AD 30년에서 46년까지 또 AD 50년에서 62년까지의 성경 내용을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풀어가며 연결해낸다.
베드로는 그의 편지에서 마가를 내 아들(벧전 5:13)이라고 했고 바울도 디모데에게 편지를 쓰면서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다”(딤후 4:11)고 했다. 이 기록이 성경에 등장하는 전부인 마가를 찾아가는 일은 일부 사라진 초대교회사의 일부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성서 전문가들의 관심을 갖게 만든다.
김 장로는 이 책 서문에서 마가를 추적한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흔히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고 한다. 일단 작품을 써서 발표하면 그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설명서를 별도로 써내는 작가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또 쓴 이유는 작가의 상상력이 복음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은 기록된 대로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뿐이라고 고백하기 위함이다.”
김 장로는 마가복음의 필치와 문장,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실리적인 성품을 지닌 사람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본다. 복잡한 서두를 생략하고 명쾌하게 서두를 열기 때문이다. 마가는 예수님의 부활 승천을 목격하지도 못했고 자신의 집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은 120인에도 들지 못했지만 수만명의 성도와 그들 속에 일어나는 기적을 목도하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했다.
김 장로는 마가가 도살장에 끌려가 폭도들에 의해 사지에 못박히며 순교 당하는 것으로 그의 이야기를 맺는다. “저의 영혼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라고 한 마가의 마지막 말과 순교 상황은 유대 고전인 ‘황금전설’을 인용해 풀어냈다.
마가의 삶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이 책은 독자들에게 신앙의 유익은 물론 초대교회 크리스천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책과 영성] 예수님 따르다 사라진 마가의 16년 행적
입력 2015-01-24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