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KB금융그룹이 10년째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달부터 KB금융은 김연아가 아이스링크장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피겨스케이팅을 지도하는 모습과 함께 ‘국민에게 더 가까이’란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KB금융은 김연아를 모델로 쓰면서 상당한 광고 효과를 누렸다.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그때마다 KB의 로고를 노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연아의 은퇴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KB 안팎에서 과거와 같은 홍보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무용론’이 나오면서 모델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최근 국민일보와 만나 “김 선수가 의리를 지켰으니 우리도 지켜야 한다. 계약을 연장했다”고 귀띔했다. KB는 2006년 유망주로 꼽히던 고등학생 김연아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김연아는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2012년 한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가장 큰 광고 효과를 낸 10개 광고 중 3개에 김연아가 출연했다. 이때도 김연아는 금액을 크게 올리거나 다른 회사로 가지 않고 의리를 지켰다. KB는 김연아가 은퇴했다고 바로 모델을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새로 인수한 LIG손보의 광고에도 출연하는 조건으로 오히려 모델료도 올렸다.
KB는 김연아 외에도 유망주 때부터 선수를 발굴해 오랫동안 후원해 차곡차곡 결실을 보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후원하고 있고, 비인기 종목인 컬링 국가대표팀도 공식 후원 중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즈카페] 연아의 의리, 의리의 KB
입력 2015-01-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