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5개월만의 쌍용차 노사 대화 성과 거두길

입력 2015-01-23 02:31
쌍용자동차 노사가 정리해고자의 복직과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 해결 등을 논의하기로 21일 합의했다.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회사 측이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은 것은 파업 종료를 합의한 2009년 8월 이후 무려 65개월 만이다. 이로써 그간 조합원 자살 등으로 무려 26명의 희생자와 한국사회에 큰 상처를 낸 정리해고 사태는 극적 반전과 함께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쌍용차 노사가 전격적으로 교섭에 나선 데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지난 13일 쌍용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 ‘티볼리’ 출시 행사장에서 “쌍용차가 흑자로 돌아서면 순차적으로, 필요에 따라 2009년에 떠난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날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을 만났다. 그 후 1주일 만에 노사 대표가 만나 1시간 만에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4대 의제는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쌍용차 정상화, 26명의 희생자와 가족에 대한 지원 대책 등이다. 특히 현재 쌍용차의 입장은 흑자로 전환되더라도 희망퇴직자 1904명부터 복직시킨 후 정리해고자 복직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복직 대상 정리해고자 범위를 둘러싸고도 다툼이 있다. 회사 측은 대법원 판결까지 간 정리해고자 152명을 중심으로 대상자를 생각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파업 전후로 회사가 징계 해고한 노동자,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당한 이들을 포함한 187명 전부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사태는 우리 사회의 마음속의 짐이다. 다행히 ‘티볼리’는 사전예약분이 5000대를 넘어서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쌍용차의 본격적 재기를 위해서는 노조와 회사 각각의 반성과 양보, 그리고 대화합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정리해고자들이 대규모로 복직된다면 이는 한국 노사관계에서도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