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투탕카멘 황금마스크에 ‘본드’라니…

입력 2015-01-23 00:26

3300여년 전 고대 이집트 ‘비운의 파라오’로 알려진 투탕카멘 황금마스크의 턱수염이 떨어졌다가 본드로 다시 붙여지는 ‘수모’를 당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해 말 황금마스크의 턱수염이 청소 중 파손됐으며 박물관 직원이 이를 ‘에폭시’ 접착제로 급하게 부착해놨다고 전했다. 이집트 국립박물관 관리자는 “불행하게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는 물질(에폭시)을 썼다”며 “에폭시는 접착성이 좋아 보통 금속이나 석재에 쓰이지만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같은 걸출한 유물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를 보존실로 보냈어야 했지만 급하게 다시 전시하느라 결국 빨리 말라서 돌이킬 수 없는 물질을 썼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른 관계자는 에폭시가 마스크 얼굴 부분에도 떨어져 굳는 바람에 다른 동료가 주걱으로 이를 제거하느라 마스크에 긁힌 자국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애초 수염이 떨어진 경위에 대해서도 한 관계자는 “직원의 부주의로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너무 헐거워서 일부러 뗀 것이었다”고 주장해 엇갈렸다.

이집트 신전이나 피라미드 등에서 나온 유물 약 18만점가량을 보관하고 있는 이집트 국립박물관은 이집트를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이지만 전시품 관리 보존이 전문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AP는 전했다.

9세의 나이로 파라오에 즉위해 사제와 권신들의 압력 속에 19세 나이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는 그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문화재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