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가족이나 아이돌·걸그룹 멤버의 조연 출연도 늘고 있다. ‘국제시장’에서 미군 장군에게 피난민 수송을 호소하는 통역관인 현봉학 박사 역을 맡은 고윤(본명 김종민)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아들이다. 고윤은 영화 연출부로 시작해 2013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 2’로 데뷔했다. 오디션을 거쳐 국제시장에 캐스팅된 그는 단역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임권택 감독의 아들 권현상(임동재)은 ‘돈 크라이 마미’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타워’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러다 ‘타투이스트’에서 주연 자리를 따냈다. ‘타투이스트’는 미모의 타투이스트를 두고 벌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스릴러. 권현상은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 오천기를 연기한다. 거칠고 의욕이 넘치는 악바리 캐릭터다.
배성재 SBS 아나운서의 형인 배성우는 ‘나의 독재자’ ‘상의원’ ‘워킹걸’ ‘빅매치’ 등 8편의 개봉작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어우동: 주인 없는 꽃’에서 왕의 종친 이동 역을 맡은 백도빈은 백윤식의 아들이다. 하정우와 김용건이 부자지간이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유명인 가족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아이돌과 걸그룹 스타의 조연 출연은 흥행에도 일조하고 있다. ‘카트’에서는 엑소의 디오(도경수)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으로 나와 비정규직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는 에프엑스의 설리(최진리)가 여두목(손예진)의 부하 흑묘로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강남 1970’에서는 AOA의 설현(김설현)이 조연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가수 보아도 ‘빅매치’에 나왔다.
‘건축학개론’의 미쓰에이 수지(배수지), ‘타짜: 신의 손’의 빅뱅 탑(최승현), ‘변호인’의 제국의아이들 시완(임시완) 등도 관객을 끌어 모았다. 아이돌이나 걸그룹 스타의 연기는 소속사에서 훈련을 받고 나서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는 편이다. ‘카트’에서 도경수의 엄마 역을 맡은 염정아는 “정말 잘 생기고 연기도 좋아 촬영 내내 친아들과 지내는 것처럼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명품 조연’ 누가 있나] ‘국제시장’ 통역관 역 고윤·‘카트’엔 디오 알바생으로 열연
입력 2015-01-31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