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국가 기록이었던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국가 기록은 문화재라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국가 기록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 책은 “찌라시로 전락한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보고 기겁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국가는 무엇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가’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의 저자는 미국 국가 기록물 중 국내 안보 관련 정보를 취합해 공개했던 코리아정보서비스넷(KISON)의 운영자로 미국의 내셔널 아카이브(국가 기록물 보관소)를 10년 넘게 드나들었다.
국가 기록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 NARA(국가 기록물 보관 및 관리소) 80년사, 기록에 얽힌 미국 대통령들의 일화 등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내셔널 아카이브에 있는 한국 문서 중 한국전쟁 전후 상황을 보여주는 59건도 소개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기록의 힘을 알고 있었다… 문서고에 가둬놓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풀어 놓는 편이 더 안전하고 힘이 강해진다는, 비밀스러운 속성도.”
2009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내셔널 아카이브 설립 75주년 전시회장에 들어선 ‘거대한 욕조’ 일화 덕분에 흥미로운 제목이 붙었다. 180㎝, 150㎏의 거구였던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1909∼1913년 재임)의 욕조와 깨끗이 보관된 제작 주문서가 전시된 것이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국가 기록은 오늘날 어떤 대접 받고 있는가
입력 2015-01-23 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