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지원 의원은 2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권교체 초석을 놓을 사람이 박지원”이라며 “나는 두 번의 대선 승리에 핵심에서 기여했다. 이겨본 사람이 이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이 다 이해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 대통령은 한번도 이해한다고 말한 적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친노(친노무현)·비노 갈등과 관련해서는 “당 대표가 돼도 친노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인터뷰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왜 지금 박지원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가.
“국민들은 강한 야당을 원하고 있다. 싸울 때 싸우고 할 말은 하고 감동적 정치 협상을 통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라, 대통령 발목만 잡지 말라는 것이다.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경험과 경륜, 빠른 결정력, 추진력, 야성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검증됐고 준비돼 있다. 당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살릴 사람은 박지원이다. 문 의원이 ‘누가 이길 수 있겠냐’고 하지만 문 의원은 대선에서 졌다.”
-국민 인지도나 참신성은 문 의원이 앞선다.
“그건 대통령 후보로서 할 얘기다. 대통령 후보는 국민에게 꿈을 주는 맑은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런데 문 의원은 당권·대권 다 차지하려고 한다.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사례를 말하는데,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위기일 때 각 계파에서 추대한 유일한 후보였다. 그러나 우리 당은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 등 최소 십룡(十龍)이 움직이고 있다. 자기가 당권 먹고 대권도 하면 이분들은 어디로 가나.”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은 차기 대표 임기가 끝나고 나서 대선이 있기 때문에 당권·대권 분리가 이번 전당대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선이 3년 남았다고 말하는 것은 두 번의 실패를 하고도 아직 반성을 못하는 잘못된 생각이다. 왜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대권 후보가 나와서 상처를 받으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친노 핵심 인사가 저한테 ‘만약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혁신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초토화된다’는 말도 했다.”
-박 의원이 선거전에서 대북송금특검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모두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특검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문 의원은 뭘 했느냐. 문 의원 자서전 ‘운명’을 봐라. 문재인은 맑은 분 아닌가. 그러면 문재인답게 진솔한 사과가 있었어야 한다. 저는 (사과가 없어서) 그 책을 보다가 덮었다. 그래서 한 번 물어봤더니 ‘김대중 대통령도 이해했다’고 한다. 뭘 이해했나? 변명도 깨끗이 해야 된다. 김 대통령은 이해한다는 말씀을 한 번도 안 했다.”
-친노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저는 친노와 갈라서자는 게 아니다. ‘싸가지’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한 템포 쉬어가라는 것이다. 당 대표가 돼도 친노 배제하지 않는다. 공정한 기회를 준다.”
-4월 보궐선거가 있다.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안은 뭔가.
“어떤 경우에도 통합진보당과 연합·연대를 안 해야 된다. 그런데 이 문제도 대통령 꿈을 꾸는 사람은 국민 여론을 보고 결정한다. 왜? 통진당에 200만표가 있고. 시민단체의 압력도 있다. 이런 것도 박지원이 정리를 해줄 테니 대통령 후보들은 그런 악역에서 벗어나 있으라는 것이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에 이어 천정배 전 장관도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참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다. 이걸 두고 문 의원이 ‘따라갈 사람 없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다. 저는 천 전 장관과 비교적 가깝다. 신당행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고, 또 그렇게 듣고 있다.”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계획은 없나.
“저는 그런 것을 생각해본 적 없다.”
-당 대표 후보로서 당원·대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사심이 없다. 내가 문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총리를 하겠나,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고 장관을 하겠나. 오직 정권교체를 해서 조금 더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시대를 만드는 데 나의 마지막 정치인생을 걸겠다.”
임성수 최승욱 기자 joylss@kmib.co.kr
[새정치연합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박지원 의원] “국민은 강한 야당 원해… 야성 검증된 내가 적임자”
입력 2015-01-22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