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탈을 쓰고… 그는 ‘사이코패스’ 의붓딸 성폭행 살해

안산 인질살해 피의자 김상훈(46·사진)씨는 미리 흉기와 목장갑을 준비하고 피해자 집에 침입해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막내 의붓딸(16)은 성폭행 후 잔혹하게 살해했다.

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는 21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그동안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계획범죄를 부인했지만, CCTV 분석과 증거물, 피해자 진술 등을 통해 애초 피해자들을 살해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막내 의붓딸의 몸에서 김씨의 유전자(DNA)가 검출돼 김씨의 주장과 달리 성폭행 여부도 입증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아내 A씨(44)의 전남편 B씨(49·사망) 집에 침입하기 전 인근 마트에서 목장갑 2켤레를 구입한 사실을 주변 CCTV를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가 현관문에서부터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했다는 B씨 동거녀(32)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김씨의 자택 압수수색 결과 주방에 부엌칼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김씨가 자신의 집에서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의 막내 의붓딸 성폭행 여부에 대해 “국과수로부터 ‘숨진 막내딸 몸에서 김씨의 정액과 일치하는 DNA가 검출됐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며 “정밀검사 결과는 아직 받지 못했지만, 피해자들의 진술 등에 의하면 김씨는 13일 오전 3시에서 5시 사이 막내 의붓딸을 성폭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면담과 사이코패스 평가 결과 김씨는 처의 행동과 사고까지 통제하려는 망상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낮은 죄책감 등 공감능력 결여, 교활함과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폭력성 등 반사회적 성향이 나타나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사람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이 김씨에게 적용한 범죄 혐의는 인질살해, 특수강간, 감금, 폭행, 상해 등 10여 가지에 이르며 법정 최고형은 무기징역 또는 사형이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22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