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식시장에 공매도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장에 투자하는 자금이 몰린 탓이다. 공매도는 주식이 하락할 것을 예상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돌려주고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대규모 공매도 물량은 기업실적과 무관하게 주가를 떨어뜨려 시장을 교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공매도뿐 아니라 대차거래(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가 등이 주식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 잔액도 증가세여서 주식시장에서는 개미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21일 보고서에서 이달 코스피200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의 비중이 7.1%를 차지해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월간 공매도 비중은 2013년 1월 4.1%에서 지난해 1월 5.6%로 증가 추세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통상 공매도는 실적이 발표되는 1, 4, 7, 10월에 크게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면서 “최근 국내 기업실적의 하향세로 ‘어닝 쇼크’가 빈번하게 나타나 공매도의 시장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차거래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대차거래 잔액은 48조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2일(42조9534억원) 이후 다시 늘고 있다. 대차거래가 공매도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지만 둘 사이의 연관성은 크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증시 하락장에 베팅”… 공매도 공습 거세졌다
입력 2015-01-22 0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