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하늘에 통신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주선 개발 및 우주 수송을 하는 스페이스엑스는 20일(현지시간) 구글과 피델리티자산운용으로부터 10억 달러 투자 유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글과 피델리티는 스페이스엑스 지분 10% 미만을 소유하게 된다. 스페이스엑스는 페이팔 창업자이자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회사다. 2006년 우주발사체를 개발했으며, 2012년 10월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구글이 스페이스엑스에 투자한 이유는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에 통신망을 깔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최근 전 세계에 인터넷을 연결하기 위해 낮은 궤도로 도는 위성 수백개를 발사하는 방안을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최소 5년 이상 소요되며 10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과 스페이스엑스 모두 투자에 대한 정확한 목적은 밝히지 않고 있다.
구글이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연결에 관심을 갖는 건 표면적으로 개발도상국 같이 통신망이 열악한 곳에서 보다 편리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존 유무선 통신망의 경우 국가별로 광케이블 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반면 인공위성은 우주에 띄워놓으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인터넷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수익도 늘어나게 된다.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구글의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 접속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구글은 몇 년 전부터 하늘을 통한 통신망 구축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열기구를 띄워 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룬’도 이런 움직임 중 하나다. 프로젝트 룬은 열기구를 성층권에 띄워 인터넷 중계기 역할을 하도록 하는 계획이다. 성층권은 대기가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열기구를 적절한 간격으로 여러 대 배치하면 끊어짐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4월 태양열 무인항공기(드론) 제작 업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며 무인항공기도 프로젝트 룬에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현재 사용하지 않는 고주파수 대역을 통신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주파수 대역으로는 높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인터넷 연결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글은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허용하면 높은 고도에서 열기구나 무인항공기를 통해 광대역 인터넷 접속에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하늘에 ‘초고속인터넷 통신망’ 까는 구글
입력 2015-01-22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