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다면 고통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두 살배기 딸이 그렇다면 아버지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딸을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싶을 것입니다. 호주의 한 아버지가 딸을 살리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사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미러는 호주 퀸즈랜드 케언스 출신인 아담 쾨슬러가 지난달 말 4기 신경모세포종으로 진단받은 딸 루머 로즈에게 의료용 대마초 기름(medicinal cannabis oil)을 투여해 체포 후 기소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즈가 앓고 있는 병은 신경모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입니다.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생기며 전이가 빠르고 생존 확률이 50%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쾨슬러는 로즈에게 코코넛을 혼합한 대마초 기름을 투여한 후 딸에게 기적적인 개선의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호주 뉴캐슬 헤럴드신문과 인터뷰에서 “암으로 위축된 딸의 작은 몸이 다시 살아났다. 거의 즉각적으로 딸의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말했죠.
쾨슬러는 또 “딸은 ‘아빠, 배 안 아파’라며 챔피언처럼 먹을 수 있게 됐고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힘이 돌아와 다리를 웅크리고 누워 있는 대신 나와 함께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다”며 “혈색이 돌아오고 눈이 다시 반짝거려 서로 쳐다보면서 완전히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추가 치료를 위해 지난 2일 브리스베인에 다녀온 후에 아버지는 병원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죄목은 16세 미성년에게 위험한 마약을 공급하고 소지한 혐의였습니다.
죽어가는 딸과 생이별을 하게 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10만명의 시민들이 석방 청원에 서명하면서 쾨슬러는 석방됐지만 조건은 딸과의 접촉금지였습니다.
시민들은 퀸즈랜드 총리와 법무장관이 나서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자식을 사랑하고 생명을 연장해주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아버지를 중병을 앓고 있는 딸로부터 떼어 놓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청원운동도 벌어졌죠. 네티즌들도 “쾨슬러는 부모로서 딸의 치료법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옹호했습니다. 지금까지 4만여명이 쾨슬러의 페이스북에 동감을 뜻하는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딸의 치료비와 변호사 비용으로 쓸 수천 달러를 기부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죠. 로즈의 지속적인 자연식 치료를 위해서 1만4000달러의 후원금이 답지했다.
그는 최근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법의 판단은 어떨까요?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말기 암 딸 위해 대마 기름 투여 아빠 체포, 접촉 금지… “부녀 생이별 비인간적”
입력 2015-01-22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