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성(12)군은 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그의 고향은 경남 김해시 장유면 부곡리. 서군은 지금까지 고향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 친척도 없던 터라 학교 친구들이 명절에 서울에 갈 때도 서군은 부러운 눈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산간지역 아이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서군의 꿈 중 하나는 서울 구경이었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도시의 화려한 볼거리와 수많은 사람들, 멋진 연예인을 수시로 상상했다. 특히 서울에 있는 놀이동산은 서군에게 가고 싶은 곳 1순위였다.
지난 19일 서군은 꿈에 그리던 서울을 찾았다. 한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복지재단이 주최하고 열림교회가 후원한 ‘아동·청소년 서울 나들이 캠프’에 서군이 속한 장유중앙교회가 참여한 덕이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서군은 “언제쯤 서울에 갈 수 있을까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제가 사는 곳은 작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길 잃을 일이 없는데 여기서는 잠깐이라도 한눈팔면 금세 길도 잃을 것 같아요. 그래도 경복궁도 볼 수 있고, 세종대왕상도 보고 재밌어요. 무엇보다 놀이동산이랑 수족관을 갈 수 있어서 막 설레요.”
한기장복지재단과 열림교회는 서울을 구경하는 것조차 버거운 도서 산간지역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 주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는 21일까지 이어졌다. 첫날은 청계천 광화문광장 경복궁 등 서울시내 명소를 둘러보고, 둘째 날에는 놀이동산을, 마지막 날에는 국회와 63빌딩 방송국 등을 찾았다. 행사에는 충남 경남 전남의 7개 교회에서 온 36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서군 외에도 참가자 대부분이 서울을 처음 찾은 학생들이었다. 전남 나주 동강면 월송리에서 온 조성지(11)군이 대표적이었다. 대중교통조차 드문 곳에 사는 조군은 낯선 서울이 좋은 듯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는 서울이 얼마나 좋은지 시골보다 서울 공기가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온 이승후(11)군도 마찬가지였다. 이군은 “서울에 가면 연예인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레었다”며 “살던 곳은 놀 곳이 별로 없는데 서울은 볼거리가 많고 재밌는 것들도 많아서 정말 좋다”고 했다.
한기장복지재단과 열림교회는 2012년부터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열림교회 나핵집 목사는 “지방에 사는 아이들에게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혀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많이 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꿈에 그리던 서울… 와! 너무 좋아요” 한기장복지재단, 산골 아이들 초청 서울 나들이
입력 2015-01-22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