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서울… 와! 너무 좋아요” 한기장복지재단, 산골 아이들 초청 서울 나들이

입력 2015-01-22 00:25
한기장복지재단과 열림교회가 개최한 ‘아동·청소년 서울 나들이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난 19일 서울 청계천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지성(12)군은 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그의 고향은 경남 김해시 장유면 부곡리. 서군은 지금까지 고향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 친척도 없던 터라 학교 친구들이 명절에 서울에 갈 때도 서군은 부러운 눈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산간지역 아이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서군의 꿈 중 하나는 서울 구경이었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도시의 화려한 볼거리와 수많은 사람들, 멋진 연예인을 수시로 상상했다. 특히 서울에 있는 놀이동산은 서군에게 가고 싶은 곳 1순위였다.

지난 19일 서군은 꿈에 그리던 서울을 찾았다. 한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복지재단이 주최하고 열림교회가 후원한 ‘아동·청소년 서울 나들이 캠프’에 서군이 속한 장유중앙교회가 참여한 덕이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서군은 “언제쯤 서울에 갈 수 있을까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제가 사는 곳은 작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길 잃을 일이 없는데 여기서는 잠깐이라도 한눈팔면 금세 길도 잃을 것 같아요. 그래도 경복궁도 볼 수 있고, 세종대왕상도 보고 재밌어요. 무엇보다 놀이동산이랑 수족관을 갈 수 있어서 막 설레요.”

한기장복지재단과 열림교회는 서울을 구경하는 것조차 버거운 도서 산간지역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 주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는 21일까지 이어졌다. 첫날은 청계천 광화문광장 경복궁 등 서울시내 명소를 둘러보고, 둘째 날에는 놀이동산을, 마지막 날에는 국회와 63빌딩 방송국 등을 찾았다. 행사에는 충남 경남 전남의 7개 교회에서 온 36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서군 외에도 참가자 대부분이 서울을 처음 찾은 학생들이었다. 전남 나주 동강면 월송리에서 온 조성지(11)군이 대표적이었다. 대중교통조차 드문 곳에 사는 조군은 낯선 서울이 좋은 듯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는 서울이 얼마나 좋은지 시골보다 서울 공기가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온 이승후(11)군도 마찬가지였다. 이군은 “서울에 가면 연예인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레었다”며 “살던 곳은 놀 곳이 별로 없는데 서울은 볼거리가 많고 재밌는 것들도 많아서 정말 좋다”고 했다.

한기장복지재단과 열림교회는 2012년부터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열림교회 나핵집 목사는 “지방에 사는 아이들에게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혀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많이 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