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공간을 창조해가는 아이엠크리에이티브의 정승범 대표(수원 원천침례교회 집사). 그는 공간이 주는 힘과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해해 공간을 복음의 도구로 바꾸는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고 김준곤 목사(CCC), 고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등 영적 리더들의 기념공간은 물론 광림교회 헤리티지 홀, 극동방송의 방송선교역사관과 같은 작품 속에 그의 이런 열정이 잘 드러나 있다. 기독교 문화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 대표가 설립한 회사 아이엠크리에이티브는 이사야서 6장 6절 말씀에서 인용됐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Here I am) 나를 보내소서”
정 대표는 “나를 사용하여 달라고 순종하며 나아 갔을 때 하나님은 내가 상상하고 소망했던 것보다도 늘 더 놀랍게 사용하시고 인도해주셨다. 이것은 나의 실력이나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며 계획이셨다”고 고백한다.
젊은 친구들이 정 대표의 빠른 성장을 지켜보며 이렇게 되려면 무엇을 배우고 준비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때마다 그는 자신의 발걸음은 하나님의 은혜이지 자신의 능력이 아니었음을 간증한다.
정 대표가 디자인한 교회들은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모두 빠르게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교회카페(키즈카페)나 문화공간도 개설 첫 달 부터 흑자를 낸다고 한다. 따라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정 대표는 그 비결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교회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을 찾아내고, 그것을 공간 안에 담아내는 디자인을 하고 있는가에 집중해 왔다. 디자인대로 공간이 완성되고 나면 성도들과 지역사회는 감동하고 그 공간을 찾아오고 열광하게 되는 것 같다.”
‘순카페’나 키즈클럽 ‘다즈’ 같은 곳은 시간이 지나도 그 공간만의 특별함이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동안 작업한 교회들이 성장한 것은 자신의 디자인이 때문이라기보다는 해당 교회의 목회자와 성도들의 열정과 노력의 열매가 크다. 따라서 “이미 성장할 교회였는데 그 타이밍에 맞춰 설계가 돋보이게 됐을 뿐”이라고 말한다.
정 대표는 일을 맡으면 ‘설계-건축-완공’의 모든 과정을 기도로 준비한다. 그리고 건축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를 공간 안에 담아낸다. 그것은 드라마 작가나 소설가의 상상력과 흡사하다. 그런 다음에 하나님이 주신 영감을 바탕으로 혼신의 힘을 쏟아 작품을 완성한다.
최근 작품인 광림교회의 헤리티지홀이나 극동방송의 방송선교역사관은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공간 안에 구체적으로 구현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것은 시공의 기법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가 그 공간에 찾아온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핵심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성장하는 교회들은 무엇보다 교회 공간 디자인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이것은 큰 규모, 무리한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철학에 맞게 십년을 내다보고 과감하게 교회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작은 공간이라도 가장 창의적인 접근과 복음적인 공간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 중에서 아이엠크리에이티브의 디자인이 교회에 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교회의 교육공간이 복음전파의 가장 좋은 도구이며, 교회성장의 기초가 된다. 실제로 복음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교회의 경우 성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교회들이 교육공간의 디자인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교육공간이 지역사회가 찾아오는 접촉점으로 사용되고 있어 교회가 지역과 친숙하게 연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문화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이 시대에 교회 교육공간은 교회가 복음전파와 교회성장에 있어 최고의 도구이며 그 가치는 미래로 갈수록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성도들에게도 좋은 교육과 창의적인 교육공간은 마음을 여는 중요한 열쇠로 정의된다. 사실 교육이란 모두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교회의 교육 또한 교육담당자 몇 명이 해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교육공간과 환경이 기초되어야 실현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양교회의 어린이도서관은 현시대에 교회가 갖추어야 되는 교육공간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복음의 이야기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사회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어, 어느 지역에나 있는 또 하나의 도서관이 아니라 목양교회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도서관으로 지역사회와 아이들이 교회를 찾아오는 접촉점이 되고 있다. 이것은 교회가 교육공간에 대한 이해와 지역사회를 리드하겠다는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 대표는 교회의 교육공간은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트렌드하면서 가장 본질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의 현실은 일부 교회 외에는 교회의 모든 공간 중에서도 뒤처져 있는 곳이 교육공간이라는 점에서 정 대표의 아쉬움이 크다.
“좋은 교육공간 디자인이란 화려하게 디자인 하거나 새로 건축해야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안양제일교회와 한소망교회 등의 교육공간 디자인을 통해서도 증명이 됐다. 죽어있는 공간을 활용하고 가치를 담았을 때 아이들이 기뻐하고 찾아오는 공간이 되어 복음을 전하는 귀한 도구가 되었다.”
창의적인 디자인이 이끌어내는 감동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국내에서는 최초인 한국컴패션의 이동식 체험관은 창의적인 디자인이 뿜어내는 감동의 힘이 무엇이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이다.
“한국컴패션의 이동식 체험관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교육과 참여가 함께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며,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는 전시공간으로 기존 공간과 체험의 개념을 넓힌 디자인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작업을 묻는 질문에 정대표는 대전의 ‘사랑하는 교회’를 들었다. 100여평 정도의 작은교회였다.
“처음 스케치부터 완성되는 과정을 교회와 함께 만들어 가면서, 기도의 동역을 누릴 수 있었다, 교회는 이미 건축 2년 전부터 새벽예배 후 교회 부지를 땅밟기를 하면서 건축을 준비했고, 기공예배 후 부터는 전교인이 돌아가면서 릴레이 기도로 동역했다. 나 또한 교회성도들과 같이 예배하며 작업할 수 있었다. 이런 교회를 만나는 것은 분명히 디자이너에게는 축복이다. 또한 작업을 위해 대전에 머물 때 점심식사를 직접 만들어 주시는 목사님의 섬김과 격려는 내게 감동 이상이었고 섬김의 의미를 배우게 되었다.”
앞으로 정 대표는 거창한 계획보다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교회문화를 이끌고, 제시할 수 있는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감당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또한 대전의 사랑하는 교회처럼 작지만 꿈과 정을 나눌 수 있는 교회들과 작업하면서 교회가 좀 더 디자인화 되는 부분이 정착되는데 도구가 되는, 크리스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했다.
“평균 주일에 두 세교회들이 상담을 요청하고, 컨설팅하면서 한국교회가 정말 원하고 있는 디자인과 교회공간이 무엇인가를 현장에서 세밀하게 느끼고 경험하고 있다. 공간과 디자인은 교회의 철학을 완성해가는 도구에 불과하지만, 철학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도구가 받쳐 줄 때의 과정과 결과는 굉장히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 경험을 통해 교육공간 디자인 책(미래교회 교육공간으로 태어나다)을 기획했다. 이 책을 많은 교회에서 유용하게 보고 있어 감사하고 있다. 지난 십년간 그래왔듯이 초심을 잃지 않고 동일하게 각 교회마다의 철학을 이해하고 교회에 필요한 공간을 디자인함으로 지금처럼 교회성장의 도구로 쓰임받고자 한다.”
교회공간에 새로운 창의력을 덧입혀 느낌이 전혀 다른, 은혜의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정 대표의 달란트가 더 많은 교회를 통해 큰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goodiam.com·070-7123-3791).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아이엠크리에이티브 정승범 대표 “교회 공간 디자인은 복음 전파와 교회 성장의 도구”
입력 2015-01-22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