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어 모은 푼돈, 복리로 굴려 목돈!

입력 2015-01-29 00:05

새해가 되면 한두 가지 다짐을 한다. 금연, 운동 등과 더불어 ‘저축’도 빠지지 않는 항목 중 하나다. 지난해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서 담배를 끊고 돈을 모으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결심은 했으나 은행에 가서 예·적금 상품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적금 금리 3%대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한 번 더 낮아질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온다. 일각에선 이러한 저금리 상황에서 세금을 떼고 나면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저축은 돈을 돼지 저금통에 넣는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를 한다. 그래도 재테크를 위한 목돈 마련의 첫 단추는 저축이다.

재테크족들 사이에선 예·적금 풍차돌리기와 52주 적금이 유행하고 있다. 저금리에 대비해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다. 풍차돌리기는 예금 혹은 적금을 한 달에 하나씩 가입해 1년 동안 총 12개의 상품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첫 달에 월 10만원짜리 적금에 가입하고, 두 번째 달에 하나 더 가입해 적금 납입액을 20만원으로 늘려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하면 12개월 후 원금 120만원에 이자가 붙은 적금 만기가 매달 차례로 돌아오게 된다. 이를 적금 풍차돌리기 방식으로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풍차돌리기를 하는 이유는 ‘복리효과’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이자에 이자가 붙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한번에 큰 금액의 상품을 가입하는 것보다 매월 기회를 봐서 금리가 더 높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금리 하락기에는 고금리 상품에 한번에 저축하는 게 더 현명하다. 또 하나 풍차돌리기를 할 경우엔 중도해지 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결혼을 하게 된다든지 예상치 못하게 목돈이 필요하게 될 때 풍차돌리기를 하고 있으면 필요한 금액만큼 상품을 해지하면 된다.

52주 적금은 1주를 기준으로 저축하는 방식이다. 목표액을 정하고 매주 일정액 또는 금액을 늘리거나 줄여가는 식으로 저축하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뱅킹으로 수시 입금이 편리해졌고, 이런 상품의 금리가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높기 때문에 저축 습관을 기른다는 측면에서 시도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매주 1000원씩을 늘려간다면 첫 주에 1000원, 두 번째에 2000원을 저축해 마지막 주에 5만2000원을 저축하는 것이다. 목표액에 따라 금액은 조정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적금이 첫 달에 약정된 금리를 제공하고, 이후부터 남은 개월 수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첫 달에 많이 넣고 금액은 줄여가는 방식이 유리하다.

은행 예·적금 상품 금리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가면 찾아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모바일 전용 상품이나 모바일로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주는 등 혜택이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목돈이 생긴다면 예·적금에서 벗어나 증권사 등에 관심을 돌려볼 필요도 있다.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저축에 의존할 순 없다. 단,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 경제불안으로 인한 신흥국 위기,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 등 국제 경제 변동성이 큰 만큼 처음 시도는 리스크가 적은 쪽이 적합하다.

적립식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초심자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증권사 문턱이 높다면 은행에서도 이 상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입할 수 있다. 물론 적립식펀드도 가입한 상품 종류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로 투자할 경우 변동성이 줄어들어 높은 기대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ELS는 손실은 날 수 있지만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혹시 원금 손실이 불안하다면 원금 손실이 없는 ‘노 낙인(No Knock-In)’ 구조의 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