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대 IS 가담說]“남성이 역차별 받는 세상… 그래서 IS가 좋다”

입력 2015-01-21 03:33 수정 2015-01-21 08:54
김군이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아랍어로 올린 글. ‘IS에 가입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 없나? IS에 가입하고 싶다’고 적혀 있다.

“남성이 역차별 받는 세상이다. 그리고 난 페미니스트가 싫다. 그래서 IS가 좋다.”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은 지난해 10월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김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2013년에 만든 김군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해 10월 한 달간의 기록만 남아 있다. 김군은 이 기간에 ‘(IS에) 가입하고 싶다’는 말을 적어도 4번 이상 꺼냈다. 계정 이름도 수니파 이슬람 전사라는 뜻을 가진 ‘수니 무자헤딘(sunni mujahideen)’이다.

김군은 지난해 10월 4일 ‘Islamic state(이슬람국가)’란 제목의 사진과 함께 ‘IS에 가입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 없나? IS에 가입하고 싶다’라는 글을 영어로 올렸다. 똑같은 말을 아랍어로도 번역해 올렸다. 곧바로 한 여성 사용자가 ‘시리아로 가서 접촉하라’는 답을 남겼다. 다음날엔 ‘habdou****’라는 계정의 사용자가 ‘IS에 합류하려면 먼저 터키로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군은 그를 ‘형제’라 부르며 구체적인 IS 접촉 방법을 트위터로 논의했다.

김군이 터키에 만나러 간다던 하산의 존재도 여기서 처음 등장한다. 나흘 뒤인 10월 9일 김군은 자신은 이미 IS에 가입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물었다. ‘habdou****’라는 계정의 사용자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에게 연락하라며 번호를 알려줬다. 김군은 부모에게 “하산이라는 터키 펜팔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말하며 터키로 출국했다.

김군의 트위터는 지난해 10월 31일을 기점으로 더 이상 올라온 글이 없다. IS 추종자로 보이는 ‘@Abo*****’ 계정 사용자에게 남긴 ‘가입하고 싶다’가 마지막 글이다. 경찰은 김군이 초기에 트위터를 연락 수단으로 사용하다가 슈어스팟 등 보안성이 높은 쪽으로 갈아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은 페이스북에서도 이슬람 관련 문화를 공유하는 페이지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군이 자발적으로 IS 가입을 위해 터키로 간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인이 IS에 들어가고자 하는 의사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