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대 IS 가담說] 승합차 대기·국경검문소 우회… 각본 짠듯 치밀하게 이동

입력 2015-01-21 02:51 수정 2015-01-21 08:55

김모(18)군의 마지막 행적이 터키 내 시리아 난민촌으로 확인됨에 따라 터키에서 시리아로 월경한 뒤 ‘이슬람국가(IS)’에 가입했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김군이 터키를 벗어나 시리아로 갔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짜여진 각본처럼 치밀하게 이동”=‘은둔형 외톨이’로 알려진 김군의 행적은 치밀했다. 마치 미리 짜여진 각본이 있었던 것처럼 주도면밀하게 터키-시리아 인접지역으로 이동했다.

김군과 신원불명의 동행자를 국경 인근까지 이송한 승합차는 미리 대기돼 있던 차량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터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차량은 시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불법 택시였다”며 “동행한 남성이 실종 당일 오전 7시30분쯤 차량에 다가와 ‘8시30분쯤 호텔 인근 모스크 주변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군과 동행 남성은 차량 안에서 대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택시 탑승 당시 주변이 어두워 CCTV 만으로는 남성의 인상착의를 식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 일행은 소액을 내고 불법 택시를 임차했기 때문에 택시 운전사는 동행 남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접경도시인 킬리스에서는 시리아 번호판을 부착하고 불법 영업을 하는 택시가 일반화돼 있다고 한다.

이들이 킬리스에서 가장 가까운 국경검문소인 완주푸나르를 거치지 않고 동쪽으로 18㎞ 우회한 것도 지능적인 수법으로 여겨진다. 킬리스를 통해 IS에 가담하는 사례가 증가하자 터키 당국은 이 도시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눈에 불을 켜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이 다른 곳을 통해 시리아로 들어가려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튜브 등에 모습 드러내기 전 월경 확인 못해”=정부의 공식입장은 “아직 IS에 가담했다는 확정적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김군이 이미 시리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IS는 통상 외국인 신입 병사를 따로 소개하지 않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 등에 김군이 등장하지 않는 한 월경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만약 김군이 밀입국해 IS에 가담했다면 우리 국내법상 여권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부는 현재 IS를 테러집단으로 공식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유엔이 가입국 국민들의 IS 가담을 막을 대책을 강제한 안보리 결의를 채택한 상태다. 따라서 김군이 돌아온다면, 여권법 위반뿐 아니라 다른 형법도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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