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20일 교육부 인가 신학교와 신학대학원을 보유한 25개 교단장과 임원들을 초청,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2015 한국교회 교단장 초청 신년모임'을 개최했다.
'해방 70주년·선교 130주년, 2015년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통일시대를 앞두고 한국교회가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나라와 민족을 섬겨야 한다"면서 '자성과 복음으로의 회귀' '공동의 목표를 토대로 한 연합과 일치 추구'를 선행과제로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6개 교단의 교단장과 임원, 한목협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회개하고, 복음으로 돌아가자=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정영택 총회장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는 복음의 주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변으로 몰아내고, 인간의 탐욕을 중심으로 들여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한 롤 모델로 두고 있는지 자문하고 자성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정 총회장은 “특히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보이신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 예로 그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직접 섬기는 본을 보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의 크리스천들, 특히 교계지도자들은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 낮아져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합신 우종휴 총회장은 “한국교회는 왜곡된 성공주의와 물량주의, 개교회주의, 사회와 소통 부재 탓에 위기에 직면했다”며 “특히 개교회와 교단의 이익추구를 내세우며 스스로를 사랑하는 죄는 나머지 죄악을 잉태하는 뿌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장순장 권정희 총회장도 “복음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우리의 존재가치는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목협 명예회장 손인웅 목사는 “선교 130주년을 맞이하고, 통일한국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은 한국교회가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길만을 따라가야 할 때”라며 “교회가 하나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민족의 통일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동의 목표 토대로 한국교회 일치 추구=예장합동 백남선 총회장은 “분열된 한국교회를 당장 하나로 모으는 것은 어렵지만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면서 작은 부분부터 연합과 일치를 추구할 수는 있다”면서 “당장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 때 한국교회가 잡음 없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황용대 총회장은 “올해 국내 장로교의 총회가 100회기를 맞이하는데 각 장로교단 총회 및 노회 임원들이 정기총회 전에 모여 함께 성찬을 나누고, 그 자리에 북한 기독교의 대표를 초청해 통일을 위한 기독교의 역할을 논의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대한성공회 전 주교원 의장 박경조 주교는 “민족의 통일이 우리의 지상과제라는 공통 인식을 함께 가진다면 자연적으로 교리와 직제의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3·1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을 목표로 과거 개신교가 그랬듯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을 타파할 수 있는 운동을 주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단장협의회 복원=2009년 이후 활동을 멈춘 교단장협의회 복원도 추진키로 했다. 2001년 한목협 제안으로 결성됐던 교단장협의회는 총회 사무국 및 교육부 인가 목회자훈련과정을 갖춘 25개 교단으로 구성됐다.
백남선 총회장은 “현재 한국교회 대표성을 가진 연합기관이 분명치 않은 만큼 교단장협의회를 회복시켜 대표성을 갖는 기구를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단 정치적 목적을 갖지 않고, 사업 등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영택 총회장도 “보수와 진보 진영을 조율할 수 있는 상징적 연합기구를 만드는 것도 좋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모인 교단장들은 지난해 10월 ‘한국교회 신임교단장 취임예배’에서 결의한 대로 예장합동, 통합, 백석,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기장 등 7개 교단을 중심으로 25개 교단장협의회 복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교단장 모임을 다시 갖기로 하고, 소집책임을 백남선 총회장에게 맡겼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국민일보·한목협 주최 '주요 교단 교단장 초청 신년모임'…“한국교회 역량 결집 통일시대 준비”
입력 2015-01-21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