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새로운 내용은 창조국방입니다.”
국방부 관계자가 지난 18일 국방부 기자실에서 다음날 있을 ‘2015년 국방부 업무보고’에 대한 사전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그는 “창조국방은 기존 국방태세의 틀을 깨는 새로운 도약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 ‘창조’를 붙일 만한 내용이 거의 없다. 국방부가 내놓은 ‘창조국방’ 추진 과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던 사안이거나 기술 수준에서 이미 선진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다.
각종 센서를 부착한 첨단 전투복과 헬멧으로 무장한 한국형 ‘아이언맨’을 만든다는 미래 전투병사 체계는 이미 2007년 시작된 사업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같은 비대칭 위협을 무력화하는 무기체계로 소개한 레이저빔 역시 2012년부터 진행돼 왔고 전자기파(EMP)탄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1999년부터 개발해오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진행돼와 ‘새로울 것 없는’ 사업들이 올해 유독 ‘창조’성이 강조된 셈이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것도 일반사회에는 활성화되고 있는 방안이다. 단지 군이 뒤늦게 이를 국방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을 뿐 ‘창조’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낯간지럽다. 지상과 해상, 공중과 우주 영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하는 개념 역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진전된 개념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린국방’이 유행했다. 이 역시 정부의 환경우선 정책에 부응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의 여러 정책과 프로그램 가운데 ‘그린’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거의 없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업무보고 후 국방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따라잡기가 아닌 새로운 차원의 국방을 운용하겠다는 의미에서 창조국방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한 창조국방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
[현장기자] ‘창조’ 없는 창조국방
입력 2015-01-21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