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을 걸고 만든 소재가 어디든 실제 제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무기 나노소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이진규(52·사진)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LG화학은 20일 이 교수를 수석연구위원(전무급)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슈록 교수의 지도 아래 무기화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MIT 학제 간 융합연구그룹에서 포스트닥터 과정을 거쳤다. 이 교수는 1998년부터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무기 나노소재 합성 기술과 나노 입자 표면 개질 및 분산 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는 재직 기간 106건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1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연구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2012년에는 대한화학회 무기화학분과에서 우수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학교에서 소재를 개발하는 일을 학생들과 해 왔는데, 교육적인 의미를 더 부여하다 보니 사업화나 상품화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기업으로 가면 전문적인 상품화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LG화학은 물론 삼성전자 제일모직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특히 2013년 안식년 기간에는 LG화학과 연을 맺고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들과 협력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당시 LG화학 기술연구원의 자율적인 연구 분위기와 R&D를 중시하는 기업문화에 호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 교수는 “화학 기업 경영진이 R&D에 적극 투자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없는데, LG화학은 달랐다”면서 “LG화학은 오랫동안 이 분야에 투자를 해 왔고, 전 세계적으로 처음 만들어낸 소재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한 경험도 갖고 있는 좋은 회사”라고 칭찬했다.
이 교수는 오는 2월부터 LG화학 중앙연구소에서 수석연구위원으로 근무한다. 무기 나노 소재 기반기술 연구책임자로서 무기 소재 분야의 신규 과제 발굴과 더불어 다양한 기존 연구과제에 대한 자문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교육 쪽 일도 좋았지만, 기업에서 일하는 기간에는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상품화에 열정을 바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새로운 소재 이용한 상품화에 열정 바칠 것”
입력 2015-01-21 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