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서대전 경유 거센 반발

입력 2015-01-21 00:09
한국철도공사와 국토교통부가 오는 3월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한 호남지역 지자체와 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호남권 550만 시·도민들은 지난 10년간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개통을 목전에 두고 ‘서대전 경유’ 구상이 나와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정부의 서대전 경유 계획에 지역의 명운을 걸고 단호하게 맞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도지사·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지난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우회 통과 방안은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기 위한 고속철도의 건설 목적, 운영 원칙에 맞지 않다”며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이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의회도 긴급 성명서를 내고 “이번 계획안은 낙후된 호남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지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와 전주시 등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에서 전북 익산까지 66분이 걸리지만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45분이나 더 걸려 고속철도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며 “‘고속철’이 ‘저속철’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15일 한국철도공사가 마련한 호남고속철도 운행 계획안을 놓고 충청·호남권 지자체들과 협의를 가졌다. 변경된 계획안에는 호남·전라선의 운행 편수를 기존 62회에서 82회로 20회 증편하지만 일부 편수(18회)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KTX가 공주역에서 오송역으로 직행할 경우 용산∼익산이 66분 걸리지만 서대전역을 통과하면 111분이 소요된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