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백만장자이자 천재 무기 발명가이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최첨단 아이언 슈트를 입고 아이언맨으로 변신해 지구를 지킨다. 헬멧에는 원거리 건물 투시용 레이더와 인공지능 컴퓨터가 내장돼 있다. 슈트에는 개인비행이동장치가 장착돼 있어 하늘도 날아다닌다. 미사일이 날아오면 초소형 유도탄으로 따돌리고 레이저 화기 등 다양한 무기로 적들을 초토화시킨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아이언 슈트가 있었으면’하는 상상을 했을 것이다.
영화 속 아이언맨을 스크린 밖으로 구현하기 위한 시도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로 군사용 차원이다. 개발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아이언맨’ ‘로보캅’ ‘캡틴아메리카’ 영화에 등장하는 전투복을 디자인한 ‘레거시 이펙츠’사는 지난해부터 미군 특수전사령부의 ‘전략공격용 전투슈트’ 프로젝트팀과 함께 아이언 슈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갑각류의 외피와 관절을 연구하는 생명공학기업 등 56개 기업 및 기관도 참여하고 있다. 헬멧 내부에 주변의 위협 및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와 신체온도 자동조절 장치를 장착하고, 전신 방탄 등 400파운드(약 181㎏)에 이르는 장비를 탑재하고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넣는 것이 목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3월 군용 슈트를 만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개발은 초기 단계지만 3년 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판 ‘아이언맨’을 만들기 위한 사업이 시작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창조국방 추진계획 중 하나로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 아이언 슈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능력을 강화해주는 전투복을 현실에서 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미래 병사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자못 궁금하다.
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한마당-김준동] 아이언 솔져
입력 2015-01-21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