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대 IS 가담說] 비밀 메신저 ‘슈어스팟’ 통해 터키행 일정 조율한 듯

터키에서 지난 10일 종적을 감춘 김모(18)군이 지난달까지 터키 현지 인물과 수차례 트위터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트위터 메시지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내용이 발견됐다. 두 사람이 ‘슈어스팟(surespot)’이란 비밀 메신저를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김군의 컴퓨터 사용 내역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김군이 트위터를 이용해 터키에 있는 사람과 영어로 몇 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일부 메시지에는 IS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메시지에 ‘하산’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산은 김군이 부모에게 터키에 가서 만나겠다고 한 펜팔 친구다. 하산 이외 제삼자가 김군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들이 터키 언론 보도대로 IS와 관련된 인물이라면 각각 ‘모집책’과 ‘접선책’ 역할을 나눠 맡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김군과 트위터로 연락한 사람은 물론 하산이 누구인지도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김군과 터키 현지인의 트위터 대화는 지난달에 이뤄진 것까지만 확인된 상태다.

복원된 메시지 중에는 ‘우리 슈어스팟으로 얘기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두 사람 간 트위터 메시지는 이 대화 이후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슈어스팟은 별도 서버를 거치지 않고 일대일로 교신하는 비밀 메신저다. 김군은 터키 현지인과 슈어스팟으로 모종의 이야기를 나눈 뒤 터키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부모를 설득해 터키 여행을 허락받은 건 지난 3일이다.

김군이 출국 전후 스마트폰으로 터키 현지인과 통화한 내역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슈어스팟으로 연락하며 일정을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군이 터키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사라진 터라 정확한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슈어스팟은 ‘KIK’라는 메신저와 함께 IS가 조직원을 모집할 때 주로 사용하는 통신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을 선전하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면 슈어스팟 등 보안성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로 접촉한다는 것이다. 김군 경우도 이런 과정과 유사하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김군의 이메일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지만 IS 관련 내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메일은 암호가 걸리거나 훼손되지 않은 상태여서 분석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선 김군과 이름이 같은 한국인이 지난달 14일 하산이라는 터키 현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이 발견됐다. 하산이 지인과 트위터 대화를 나누면서 첨부한 이메일이다. 이메일에는 ‘당신과 파트너십을 원한다. 자세한 내용은 연락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의 보호자로 터키에 동행했던 홍모(45)씨는 귀국 다음날인 18일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김군이 IS와 관련된 일로 터키에 간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 직후인 19일 새벽 지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좋은 의도로 (터키에) 갔는데 사건에 대한 오도로 너무나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외교부는 김군의 소재 파악을 위해 터키를 비롯한 주요국과 인접국에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강창욱 황인호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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