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초경량 노트북 ‘그램14’ 써보니… 무게 980g 태블릿이야 노트북이야

입력 2015-01-21 02:14

LG전자가 새로 출시한 노트북PC 그램14는 스마트폰이 대세인 이때도 여전히 노트북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기기라는 걸 증명하는 제품이다. 그램14는 휴대성이 뛰어난 데다 성능도 좋고 디자인이 예쁘기까지 하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기기다. 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가볍다는 점이다. 그램14는 무게가 980g에 불과하다. 어느 정도 무게인지 정확하게 감이 안 온다면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두 잔을 사들고 가는 정도의 무게라고 생각하면 된다. 150g 안팎인 스마트폰이나 500g 내외인 태블릿PC보다 숫자상으로는 무게가 더 나가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별로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화면이 커서 단위 면적 당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제품은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그램보다 화면 크기가 11% 더 커졌다. 그런데도 무게는 980g을 그대로 유지했다. 함께 들어 있는 어댑터까지 합쳐도 무게는 같은 크기의 다른 노트북 본체만도 못하다. 휴대성은 더할 나위 없다. 이 제품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14인치 노트북 가운데 가장 가벼운 노트북으로 인증을 받았다. 그램14는 두께도 13.4mm에 불과하다.

그램14의 소재는 상판 덮개와 키보드 부분은 카본 마그네슘, 뒤판은 리튬 마그네슘이다. 자동차 레이싱 휠이나 항공 우주 소재로 사용되는 고급 소재다. 이 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무게가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금속 재질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더해졌다. 제품 전면을 뒤덮은 은은한 흰색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무릎에 올려놓고 써도 무게가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다. 소파에 기대거나 누워있어도 노트북을 들고 사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무게가 가볍다보니 노트북을 마치 태블릿PC처럼 자유롭게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그램14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램14가 돋보이는 건 무게를 줄이느라 성능을 희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 5세대 브로드웰 ‘코어 i’ 시리즈를 탑재했다. 인텔 CPU 라인업에서 상위에 속하는 모델이다.

그램14는 모두 5가지 모델이 있는데 코어 i3부터 코어 i7까지 다양하게 장착했다. 어느 걸 선택해도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검색 등의 용도로는 과할 정도고 고성능이다. 풀HD 동영상은 물론 웬만한 게임을 구동해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사용돼 부팅 및 프로그램 구동 속도도 빠르다.

크고 화사한 화면은 그램14의 ‘화룡정점’이라고 할만 하다. 그램14는 14인치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보통 중저가형 노트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패널을 사용하고 해상도도 낮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도는 떨어진다. 그램14의 경우 해상도가 높고 고급 패널을 사용해 어떤 작업을 할 때나 눈이 즐거웠다. 글을 읽을 때 눈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 ‘리더모드’로 탑재해 장시간 작업을 할 때 눈의 피로도도 낮춰준다. 울프슨사의 스테레오 DAC를 탑재해 무손실 음원도 재생할 수 있다. 그램14는 멀티미디어 감상에도 발군의 실력을 뽐내는 기기다.

또 그램14는 고밀도 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사용시간이 10시간 반에 달한다. 이론상으로는 인천에서 미국 LA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내내 그램14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작업의 종류에 따라 사용 시간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렇게 가벼운 노트북이 오랜 시간 동안 전원 공급 없이 가동된다는 건 눈여겨 볼만 하다.

그램14에서 아쉬운 것 한 가지는 유선랜포트가 없다는 점이다. 두께를 줄이느라 유선랜포트는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별도의 젠더를 제공한다. 랜선을 젠더에 끼워서 그램14에 연결하면 유선랜을 사용할 수 있다.

사무실이나 카페 등에 무선인터넷이 많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유선랜을 쓰기 위해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유선랜을 쓰려면 젠더를 늘 휴대하고 다녀야하는 점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