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 아시안컵] 우즈벡 지한파를 역이용하라

입력 2015-01-20 03:29
슈틸리케호의 공격수 남태희가 지난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35분 선제골을 넣은 뒤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지면 탈락이다. ‘슈틸리케호’는 호주 아시안컵 8강전(한국시간 22일 오후 4시 30분·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만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인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복병으로 꼽힌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장점을 파악하고 약점을 공략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막강 미드필더진을 묶어라=우즈베키스탄은 안정된 전력을 갖춰 아시아 축구 빅4(한국·일본·이란·호주)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전력의 핵심은 탄탄한 미드필더진이다. 주장 세르베르 제파로프(사진)를 비롯해 티무르 카파제, 오딜 아흐메도프, 산자르 투르수노프, 아지즈 헤이다로프 등이 버티고 있는 미드필더진은 아시아 상위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경계해야 할 선수들로는 ‘지한파(知韓派)’ 제파로프와 카파제를 꼽을 수 있다.

제파로프는 2010년 7월 K리그 FC 서울에서 뛰며 그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을 거친 후 2013년 2월 성남 일화(현 성남 FC)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성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7골 3도움을 기록, 팀을 강등에서 구해냈다. 또 성남에 FA컵 우승 트로피도 안겼다.

카파제는 2011년 1월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30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118차례나 A매치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제파로프와 카파제는 이번 대회에서 북한, 중국과의 1, 2차전에 선발로 출격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3차전에는 결장했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체력을 비축한 제파로프와 카파제를 한국과의 8강전에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울루벡 바카예프와 막심 샤츠키흐가 동시에 은퇴했고,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알렉산드르 게인리히는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아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역습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청용·구자철의 공백을 메워라=한국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 8승2무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 고전했기에 더욱 긴장해야 한다. 한국은 1승1무를 거뒀지만 내용면에선 만족스럽지 않았다. 2012년 9월 열린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2013년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고전한 끝에 상대의 자책골 덕분에 1대 0으로 간신히 이겼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거뒀지만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오른쪽 날개 이청용은 오만전에서 정강이를 다쳐 귀국했다.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은 호주전에서 팔꿈치 인대가 파열돼 대회를 접었다. 둘의 공백은 우선 남태희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남태희는 이청용과 구자철이 각각 부상과 몸살로 쿠웨이트전에 결장하자 선발로 나와 전반에는 오른쪽 날개로, 후반에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만능 공격수 이근호도 충분한 자원이다. 한교원과 이명주도 백업요원으로 손색이 없다.

한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19일 훈련 일정을 잡지 않고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21일 마지막 전술 담금질을 치러 출전 선수를 결정할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