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던 아들을 탈출시킨 어머니가 “돌아온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은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라며 “그들을 방치한다면 사회를 파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9일(현지시간) 이 어머니의 경고를 소개하면서 IS 탈출 이후 방치된 한 모자의 스토리를 보도했다.
지난해 2월, 런던 북부에 사는 린다(45·사진)는 아들 제임스(21)를 찾으러 터키로 떠났다. 아들이 떠난 지 3개월 만이었다. 급진주의 사상에 공포와 환멸을 느낀 제임스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따뜻한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지만 고국은 제임스를 반기지 않았다.
아들은 예전처럼 생활하지 못했다. 밤마다 악몽을 꾸다가 땀에 흠뻑 젖어 깨는 일이 많았고, 심지어 대낮에도 환영에 시달렸다. 가끔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제임스는 시리아에서 총상을 입었다. 시리아에서 목격한 것을 여전히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항상 불안해보였다. 어머니조차 어떻게 그를 도와야 할지 몰랐다.
린다는 “제임스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면서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 혼자 힘으로 다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정부는 ‘온건화 프로그램(Deradicalisation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내무부는 “개인적인 사례에 대해선 해결책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절망과 분노의 날들이 계속됐다. “아들을 돕기 위해 많은 곳을 찾아갔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라고 린다는 말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가족과 친구조차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점이다.
린다는 “그나마 내 아들은 더 이상 테러리즘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덜 걱정스럽다”면서 “진짜 걱정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돌봐줄 어머니조차 없는 아이들”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시리아 등지에서 지하드에 가담했다가 귀국한 영국인은 3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영국 정보국은 이들이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고 보면서도 이들의 정신적 상처를 꿰맬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녀는 “영국이 다시 돌아온 지하디스트들을 포용하고 재사회화하는 데 실패한다면 파리 테러와 같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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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지하디스트 품지 못하면 파리 테러와 같은 참사 이어질 것”
입력 2015-01-20 01:38 수정 2015-01-20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