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김모(18)군이 터키에 있는 인물과 대화하기 위해 사용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슈어스팟(surespot)’은 매우 높은 보안성을 갖고 있다. 외국 메신저라 우리나라 수사기관이 조사하려면 인터폴 공조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지 않는다. 김군이 현지인들과 이 메신저로만 소통했을 경우 이를 통해 행적을 추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메신저의 정식 명칭은 ‘슈어스팟 암호화된 메신저(Surespot encrypted messenger)’다. 상품 슬로건이 ‘모두를 위한 특출한 암호화(Exceptional encryption for everyone)’일 정도로 보안을 강조한다.
이 메신저는 사용자의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번호를 연동시킬 필요가 없다. 특정 서버를 거치지 않고 각 사용자의 계정을 직접 연결해준다. 이 때문에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는 서로의 계정에서만 해독된다.
‘증거 인멸’에 최적화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메시지를 일단 보내면 되돌릴 수 없는 다른 메신저들과 달리 보낸 이가 메시지를 삭제하면 상대방 메신저에서도 해당 내용이 지워진다. 스마트폰 등 기기에서 화면을 캡처하는 기능도 막혀 있다. 메시지 내용을 저장하려면 받은 즉시 다른 카메라로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찍는 수밖에 없다.
2013년 5월 미국의 한 개발자 그룹이 출시한 이 메신저의 이용자는 지난달 기준 20만명에 이른다. 주고받은 메시지 건수가 4000만건을 돌파했지만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랍권 국가에서는 종종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현재 이란의 한 IT 교육기관 홈페이지는 각종 메신저들을 소개하며 “텍스트를 안전하게 교환하려면 슈어스팟을 쓰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군 역시 터키 현지 이용자의 권유로 이 메신저 앱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슈어스팟에는 ‘Islamic State’와 ‘Islam’ 등의 계정이 개설돼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공식 계정인지는 알 수 없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한국인 10대 IS 가담說] 슈어스팟은… 보안 뛰어나고 증거인멸 가능, 추적 어려워
입력 2015-01-20 02:41 수정 2015-01-20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