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대 IS 가담說] 슈어스팟은… 보안 뛰어나고 증거인멸 가능, 추적 어려워

입력 2015-01-20 02:41 수정 2015-01-20 09:19
19일 슈어스팟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자 이슬람 관련 단어 대부분이 이미 등록된 계정으로 나왔다.

실종된 김모(18)군이 터키에 있는 인물과 대화하기 위해 사용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슈어스팟(surespot)’은 매우 높은 보안성을 갖고 있다. 외국 메신저라 우리나라 수사기관이 조사하려면 인터폴 공조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지 않는다. 김군이 현지인들과 이 메신저로만 소통했을 경우 이를 통해 행적을 추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메신저의 정식 명칭은 ‘슈어스팟 암호화된 메신저(Surespot encrypted messenger)’다. 상품 슬로건이 ‘모두를 위한 특출한 암호화(Exceptional encryption for everyone)’일 정도로 보안을 강조한다.

이 메신저는 사용자의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번호를 연동시킬 필요가 없다. 특정 서버를 거치지 않고 각 사용자의 계정을 직접 연결해준다. 이 때문에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는 서로의 계정에서만 해독된다.

‘증거 인멸’에 최적화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메시지를 일단 보내면 되돌릴 수 없는 다른 메신저들과 달리 보낸 이가 메시지를 삭제하면 상대방 메신저에서도 해당 내용이 지워진다. 스마트폰 등 기기에서 화면을 캡처하는 기능도 막혀 있다. 메시지 내용을 저장하려면 받은 즉시 다른 카메라로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찍는 수밖에 없다.

2013년 5월 미국의 한 개발자 그룹이 출시한 이 메신저의 이용자는 지난달 기준 20만명에 이른다. 주고받은 메시지 건수가 4000만건을 돌파했지만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랍권 국가에서는 종종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현재 이란의 한 IT 교육기관 홈페이지는 각종 메신저들을 소개하며 “텍스트를 안전하게 교환하려면 슈어스팟을 쓰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군 역시 터키 현지 이용자의 권유로 이 메신저 앱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슈어스팟에는 ‘Islamic State’와 ‘Islam’ 등의 계정이 개설돼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공식 계정인지는 알 수 없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