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가 외과 전공의들의 근로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겠다고 19일 밝혔다. ‘3D’ 분야로 꼽히는 외과 기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다. 대학병원이 전공의 근로시간 감축을 보장하겠다고 나서기는 처음이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최근 서울 서초동 법인성당에서 강무일 가톨릭중앙의료원장, 박조현 가톨릭의대 외과 주임교수와 외과 의료진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과 살리기를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에서는 주당 80시간 근로보장과 함께 근무 대체인력 확보, 4년차 전공의 전원 해외연수, 내시경 초음파실 파견 근무, 인센티브 제공 등의 파격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했다. 또 의료원 산하 병원 및 협력 병원 등과 협의해 전공의의 수련 이후 진료 보장도 약속했다.
가톨릭의대 산하 8개 부속병원에서는 매년 20명 안팎의 외과 전공의를 뽑는다. 올해 외과 지원율은 57%이고, 지난해에는 21%밖에 안 됐다. 2006년 100% 달성 이후 9년 동안 한 번도 외과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다른 대학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과는 위험하고, 어렵고, 힘든데 보상은 미흡한 대표적인 진료과로 꼽히고 있다. 지방 대학병원의 경우 외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한 병원도 많다. 그동안 수가 인상, 전공의 발전기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뚜렷한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박 주임교수는 “전공의를 단순 진료인력으로만 보지 않고 피교육자로서 정당하게 대우할 것”이라며 “전공의 확보를 위한 최상의 수련과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복지 혜택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가톨릭의대, 외과 전공의 근로시간 감축… 주당 80시간으로
입력 2015-01-20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