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과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장석진 목사)가 공동으로 오는 3월 국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다문화가족 상봉을 실시한다.
한교연과 세기총은 3월 23일∼4월 2일 10박 11일간 중국 필리핀 태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6개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130명의 친정 부모 260명을 초청하는 ‘한국 기독교선교 130주년 기념 다문화 130가정 부모 초청 사업’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나 일부 대기업이 아닌 비영리기관인 종교단체가 대규모 다문화가족 상봉을 벌이기는 처음이다.
특히 6개국 다문화 130가정의 친정 부모를 한꺼번에 초청하는 것도 이례적인데다 이주여성의 남편과 자녀, 자원봉사자 등을 합칠 경우 900여명이 동시에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단일 상봉 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교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결혼이주여성이 많은 일본의 경우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거리가 가까워 이번 초청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한교연은 “성경 말씀을 근거로 대한민국에서 이방인으로 남모를 애환이 있는 다문화가정을 섬기고 위로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출애굽기 22장 21절에는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고 돼 있다.
3월 23∼25일에는 인천공항에서 결혼이주여성과 국내 가족, 친정 부모들이 상봉한 뒤 강원도 설악산, 통일전망대 등지를 관광하고 각종 공연을 관람한다. 26일∼4월 2일 이들은 결혼이주여성의 집에서 오붓한 시간을 함께 한다. 한교연은 초청 부모들이 보다 여유 있게 딸 가족과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부모 1명당 10만원, 총 20만원의 기프트카드를 제공키로 했다.
행사 대상은 현재 대한민국 거주 남성과 결혼했거나 배우자의 사망으로 홀로 시부모를 모시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중에서 선정된다. 위장결혼 등의 편법 사례를 막기 위해 국내 5년 이상 거주, 자녀 출산과 양육 경험 등의 요건도 선정 기준에 포함된다. 한교연은 친정 부모가 생존하지 않을 경우 형제자매 등으로 초청 범위를 넓히기로 했으며 지자체 다문화센터 등과 연계해서 추천을 받기로 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출신이 30가정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 5개 국가는 각 20가정으로 배분했다. 다만 국가별 배분은 추천 인원수에 따라 다소 유동적으로 정해질 수 있다.
이번 행사는 기독교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한교연은 기대하고 있다. 한교연 신광수 사회문화국장은 “우리 사회의 일부분이면서도 소외된 이주여성과 그 가족을 섬기고 타 문화와의 상생에 기독교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배타적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행사에서 이주여성의 종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교연과 행사를 공동주관하는 세기총 장석진 대표회장도 “임기 마지막을 이같이 뜻깊은 행사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미주지역교회들도 적극 동참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회장은 이번 행사의 환영식과 2박 3일간의 다문화가족 강원도 관광, 환송식 등 일정에 참여하며 이 기간 중에 서울에서 열리는 세기총 3차 총회를 끝으로 대표회장 임기를 마친다(070-7433-2015).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한교연, 이주여성 130명 부모 초청… 다문화가족 서울 상봉
입력 2015-01-20 03:04 수정 2015-01-20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