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되는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와 ‘비열한 거리’(2006)에 이은 강남 배경 폭력 3부작의 완결편이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제도교육의 폭력성, ‘비열한 거리’가 돈의 폭력성을 다뤘다면 ‘강남 1970’은 권력의 폭력성을 담아냈다. 비 오는 날의 집단 패싸움과 황토밭에서의 액션 등 시인 출신 유하 감독의 스타일이 여전하다.
고아원에서 형제처럼 자란 종대와 용기는 배고프면 라면 한 개를 나눠 먹고 추우면 서로 권투를 하며 땀 흘리면서 근근이 삶을 버텨간다. 무허가 판잣집마저 철거되고 출구가 보이지 않던 둘은 우연히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가담하면서 조직폭력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돈밖에 모르는 용기와 땅 욕심에 사로잡힌 종대. 두 청춘의 욕망은 마치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부나방 같아 짠하다.
비열한 용기를 연기하기 위해 15㎏을 감량한 김래원은 날카롭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인상을 남긴다. 걸그룹 AOA의 설현이 건달 출신 길수(정진영)의 딸 선혜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혜은이의 ‘제3한강교’,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필리핀 노래 ‘아낙(Anak)’ 등이 70년대의 향수를 전한다. 선정적이고 폭력의 수위가 높아 청소년관람불가. 135분.
이광형 선임기자
‘강남 1970’은 어떤 영화?
입력 2015-01-21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