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970’은 어떤 영화?

입력 2015-01-21 02:01

21일 개봉되는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와 ‘비열한 거리’(2006)에 이은 강남 배경 폭력 3부작의 완결편이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제도교육의 폭력성, ‘비열한 거리’가 돈의 폭력성을 다뤘다면 ‘강남 1970’은 권력의 폭력성을 담아냈다. 비 오는 날의 집단 패싸움과 황토밭에서의 액션 등 시인 출신 유하 감독의 스타일이 여전하다.

고아원에서 형제처럼 자란 종대와 용기는 배고프면 라면 한 개를 나눠 먹고 추우면 서로 권투를 하며 땀 흘리면서 근근이 삶을 버텨간다. 무허가 판잣집마저 철거되고 출구가 보이지 않던 둘은 우연히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가담하면서 조직폭력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돈밖에 모르는 용기와 땅 욕심에 사로잡힌 종대. 두 청춘의 욕망은 마치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부나방 같아 짠하다.

비열한 용기를 연기하기 위해 15㎏을 감량한 김래원은 날카롭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인상을 남긴다. 걸그룹 AOA의 설현이 건달 출신 길수(정진영)의 딸 선혜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혜은이의 ‘제3한강교’,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필리핀 노래 ‘아낙(Anak)’ 등이 70년대의 향수를 전한다. 선정적이고 폭력의 수위가 높아 청소년관람불가. 135분.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