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신동혁 “北 인권운동 중단할 수도”

입력 2015-01-19 03:59

북한인권 문제의 대표적 증인인 탈북자 신동혁(32·사진)씨가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증언을 담은 자서전의 일부 오류를 시인하고 북한인권운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출생한 신씨가 자신의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 내용 중 일부에 오류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씨는 탈출을 계획하던 어머니와 형을 감시자들에게 고발했던 게 14호 수용소가 아닌 인근의 18호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인정했다. 또 당초 신씨가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다시 잡힌 뒤 고문 당했던 사건이 자서전에 적힌 것처럼 13세가 아닌 20세 때의 일이었다고 번복했다.

자서전의 오류를 인정한 신씨는 18일 페이스북에 “현 시점에서 나는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고 (북한의) 억압받는 주민들에게 정의를 가져다주기 위한 노력과 사업을 계속할 수도, 계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북한인권운동을 그만둘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신씨는 2012년 자서전 출간에 이어 지난해에는 유엔 인권위원회와 미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증언하면서 북한인권운동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그의 증언 일부가 오류로 밝혀지면서 탈북자 증언을 토대로 한 북한인권운동에도 일부 타격이 예상된다. 그동안 북한은 탈북자 증언으로 이뤄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4호 수용소든 18호 수용소든, 나치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든 (독일의) 다카우 수용소든 차이는 없다”며 “신씨는 정치범 수용소의 생존자”라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