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18)군이 머물렀던 킬리스(Kilis)는 터키 동남부 킬리스주의 접경도시다. 국경까지 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국경을 넘어 40∼50㎞만 더 가면 시리아 북부 최대 상업도시인 알레포(Aleppo)로 갈 수 있다. 알레포는 정치·경제적 중요성 때문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시리아 정부군 및 반군 등 세 세력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전투가 치열한 곳이다.
때문에 IS는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 전사들을 시리아로 불러들이는 창구로 킬리스를 자주 활용해 왔다. 터키 사법 당국에도 이런 사실이 발각돼 터키 군·경은 이 지역에서 불법 월경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터키 일간 밀리예트에 따르면 터키 당국은 최근 몇 개월 사이 IS로 합류하기 위해 킬리스에서 월경을 시도한 외국인 200여명을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킬리스에서는 최근 30년래 가장 많은 불법 월경 시도다. 터키-시리아 국경에는 터키 군인들이 지키고 있지만 국경의 전체 길이가 수백 ㎞나 돼 현실적으로 월경자들을 다 적발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붙잡힌 외국인들은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 대부분 서유럽 국적이었다. 간혹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등 아시아 출신도 있었지만 드문 경우여서 터키 현지에서도 이번에 중동이나 이슬람교와 크게 관련성이 없는 한국 출신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많이 놀라는 눈치다.
외교부는 지난해 킬리스를 포함해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터키 남부 지역을 적색여행경보 지역으로 지정하고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킬리스도 주변에 중세의 건축물 등이 있는 관광지이지만 수도 이스탄불에서 멀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적색여행경보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더욱 발길이 끊긴 상태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터키 안에는 IS와 연계된 터키인이 3000명에 달하는 등 월경을 도울 수 있는 조력자가 많아 외국인들이 이들의 도움으로 시리아 진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손병호 전수민 기자 bhson@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한국인 10대 IS 가담?] 시리아 국경과 5㎞ 인접… 경계 허술
입력 2015-01-19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