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체험 책 내용 모두 거짓”

입력 2015-01-19 01:51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의 저자 알렉스 말라키가 자신의 천국 경험은 모두 거짓이라고 고백하고 오직 성경만 신뢰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섯 살 때인 2004년 자동차 사고를 당한 이후 사지 마비로 생활하고 있다. 국민일보DB
2010년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The boy who came back from heaven)’의 저자 알렉스 말라키가 최근 ‘라이프웨이’ 등 미국 기독교 출판계를 대상으로 “이 책의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알렉스는 현재 16세이며 책의 공동저자였던 부친은 이혼 상태다.

17일 ‘크리스채너티투데이’ 등 미국의 기독 언론에 따르면 알렉스는 172단어로 구성된 짧은 공개서한에서 “나는 죽지 않았다. 천국에 가지도 않았다”며 “천국에 가봤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나는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다. 이 거짓말로 사람들이 이익을 보고 있고 지금도 그렇다”고 폭로했다.

그는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으로 충분하다”며 “성경은 유일한 진리의 근원이기에 사람이 쓴 것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이어 “우리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믿음과 죄의 회개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천국은 성경에 기록된 내용으로 알게 되는 것이지 사람이 쓴 것으로 배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마존닷컴 등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이 책은 알렉스가 여섯 살 때인 2004년 자동차 사고를 당한 뒤 2개월간 혼수상태에 있으면서 천국을 체험했던 경험을 담고 있다. 알렉스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됐고 한국에서도 번역됐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알렉스와 모친 베스는 부친 케빈이 내용을 꾸몄다며 이의를 제기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해설교가인 존 맥아더 목사도 저서 ‘천국의 영광’(2013)에서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을 비판하고 “케빈은 아들의 고백을 비성경적 내용으로 각색했다”고 지적했다고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전했다. 서한 공개 이후 책을 출판한 미국 틴데일하우스는 판매를 중단했고 주요 기독교 서점도 책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천국과 지옥 여행담’은 등장할 때마다 논란이 돼왔다. 대표적으로는 천국을 여행했다던 펄시 콜레가 80년대 중반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지목한 단체와 연계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천국과 지옥 체험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덴버신학교 정성욱 교수는 “사도 바울은 자신이 셋째 하늘에 이끌려가는 경험을 했어도 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후 12:2~4)”며 “천국에 관한 확실한 정보는 성경에서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