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인터뷰] 최원일 동산의료원 교수 “하루 세끼 균형잡힌 식단 챙기세요”

입력 2015-01-19 03:05
최원일 교수는 암환자의 영양불량은 면역력을 떨아뜨리고 약물치료효과도 저하시킬 수 있어 양질의 식단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암환자의 40% 이상이 영양상태가 불량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영양상태가 불량해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영양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최원일 계명대 동산의료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암환자의 체중감소가 질병의 악화나 사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에 따르면 입원한 암환자의 10% 이상에서 체중감소가 일어났고, 특히 1∼6개월 사이에 체중감소가 나타나면 영양불량의 위험이 있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영양불균형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 교수는 영양불량이 인체기능과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간기능 변화에 의한 약물대사에도 영향을 끼쳐 약물치료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는데 이는 치료효과를 낮추고, 치료기간을 연장시켜 합병증 유발 등 극단적인 방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연구에 따르면 암환자의 40∼80%에서 영양상태가 불량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영양결핍은 주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때문에 암환자는 올바른 영양섭취와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밝혔는데 그는 “암환자의 체내에선 항암제의 지원을 받는 면역세포가 암세포가 치열한 사투를 벌이므로 독한 항암치료에 맞서서 몸이 견뎌내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항암제 투여로 인해 탈모·구토 등의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양질의 식단관리를 통해 체력을 확보해야 항암치료로 손상된 세포를 빨리 재생시킬 수 있고, 각종 부작용도 극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환자가 2개월 전부터 항암치료를 중단했는데 ‘많이 먹으면 오히려 영양분이 암을 키운다’는 주위의 말을 듣고 일부러 식사량을 줄여 체중이 5kg 이상 감소했고, 기본적인 체력도 바닥나 더 이상 항암치료를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암환자의 영양관리에 대해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전해들은 것을 믿기보다는 병원에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산의료원 암센터에서는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영양관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암환자는 우선 하루 세 끼 일정시간에 일정한 양을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음식을 씹기 어려운 환자들은 다지거나 갈아서 만든 식단을 이용하는 등 환자의 상태에 따른 식단 선별도 필요하다”며 “암환자는 입안이 헐어 있는 경우도 있고,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너무 매고 짠 음식은 안 된다. 또 항암치료 중에는 가능하면 익힌 음식과 신선한 음식이 좋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암환자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밝혔는데 균형 잡힌 식단을 짜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게 해야 하며,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에는 이유를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암 병기별, 진행별로 영양관리가 다를까. 물론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본 원칙은 있다. 최 교수는 오심과 구토로 인한 식욕부진으로 음식을 오래 먹지 못하는 암환자에게는 적게 먹어도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고단백 식이가 좋다고 조언했다. 또 세 끼 식사에 집착하기보다는 끼니 사이마다 칼로리를 보충해줄 수 있는 간식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먹는 즐거움을 찾는 것도 중요하며, 식욕이 단기간에 감소하는 경우에는 내원하거나 가정간호사를 통해 환자의 집에서 영양제를 투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암환자가 식사 때마다 음식물 섭취에 대한 어려움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메게이스 등의 식욕촉진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진행성 암환자의 경우 암에서 배출되는 여러 물질에 의해 식욕부진이 동반되고, 항암약물치료 등이 메스꺼움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체중감소 및 면역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데, 이런 암환자의 식욕부진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에 회복이 필요한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