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에 젊은 셰프들 둥지 튼다

입력 2015-01-20 01:14 수정 2015-01-20 13:13
경리단길에서 솜씨를 자랑하고 있는 젊은 오너 셰프들. 왼쪽부터 치즈윅의 신천규씨, 마피아키친의 문창우씨, 릴리코이의 유은영씨. 서영희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경리단길이 다국적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골목으로 뜨면서 손맛 뛰어난 젊은 셰프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 13일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그곳을 찾았다.

‘벨을 눌러야 문을 열어준다’는 ‘마피아 키친’. 오너 셰프인 문창우(28)씨는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문을 잠가 놓고 있다”고 했다. 문씨는 “우리나라 고유의 식자재를 활용한 이탈리아 가정식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나라 손님은 물론 외국 손님들도 독특한 맛에 반한다”고 자랑했다. 달래로 감칠맛을 더한 샐러드, 마늘쫑과 명란, 시래기, 매생이로 풍미를 돋운 파스타, 안동 10년산 맥간장으로 간을 한 돼지고기 요리…. 그 중 모듬버섯 곤드래 치즈 리조또와 한우채끝등심 스테이크(3만5000원)를 맛봤다. 잡 냄새가 없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스테이크, 곤드래나물이 씹히는 고소한 리조또 맛이 일품이었다.

부부가 함께 마음과 손을 맞춰 피자를 만들고 있는 ‘치즈윅’은 이탈리아 본고장 맛을 즐길 수 있는 맛집으로 요즘 뜨고 있다. 주방을 맡고 있는 신천규(36)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명 수입차의 잘 나가는 딜러였다. 피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신씨는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셰프에게 정통 이탈리안 피자 만드는 법을 배웠다. ‘청출어람’의 경지에 이른 그는 맥주를 좋아하는 아내 오영진(33)씨를 꼬드겨 정통 피자와 하우스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을 냈다. 오씨는 “도우는 물론 소스도 직접 만들고 자연 치즈를 듬뿍 쓰면서도 가격은 싼 편이어서 벌써 단골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치즈웍미트라구피자(1만2500원)의 소스는 다른 집에선 맛볼 수 없는 진한 맛이었다. 5가지 피자와 수제맥주 8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경리단길에 ‘별이 떴다’는 소문이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 펴졌다. 바로 미국 미슐랭 별 세개짜리 레스토랑에서 온 파티셰 유은영씨가 그 주인공. 대학에서 현악기를 전공했던 유씨는 미국 요리 명문학교 CIA에서 제과 제빵을 공부했다. 졸업한 뒤 뉴욕 3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다니엘 보우루드 등에서 일했다. 유씨가 디저트 카페 ‘릴리코이’에서 내놓는 미니 슈, 타르트, 케이크, 수제 아이스크림 등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유씨는 “특히 자몽 솔베(1만5000원) 등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아 칼로리가 낮은 솔베류는 다이어트하는 여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홍차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벨크로티도 맛볼 수 있다. 맞춤케이크도 가능하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