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야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메이저리그 정복을 위한 첫 훈련을 시작했다.
강정호는 지난 17일(한국시간) 피츠버그와 ‘4+1’년에 옵션 포함 총액 1650만달러(약 172억원) 계약을 맺었다. 2018시즌까지 1000만 달러를 받으며 5년째인 2019시즌 구단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100만 달러를 더 받고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즉 4년간 보장금액이 1100만 달러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구단이 옵션을 행사하면 계약이 1년 연장되며 55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강정호의 등번호는 넥센에서 달았던 16번 대신 27번이 됐다.
장기 계약으로 강정호를 붙잡은 피츠버그 구단의 닐 헌팅턴 단장은 계약 발표 후 “강정호를 마이너리그로 절대 보낼 생각이 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첫 시즌은 벤치옵션”이라며 올해는 강정호가 주전이 아니라 대타나 대수비 등으로 벤치 멤버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격수 조디 머서와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펼칠 강정호는 경우에 따라서 2루수나 3루수로도 전향할 수도 있다. 빠른 벤치 탈출을 위해 강정호는 계약을 마친 후 18일부터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열리는 넥센 스프링캠프에 합류, 다음달 24일 시작되는 피츠버그의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강정호는 “(내 성적에 따라) 한국 야구의 미래가 달렸기 때문에 열심히 할 생각이다”며 “스프링캠프 동안 타격은 자신이 있기 수비를 중점적으로 연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류현진도 애리조나주 피닉스 글렌데일에서 한국 LG 트윈스 선수단과 함께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미국에 진출한 지 3년차인 류현진은 당초 글렌데일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다저스 구단이 팀의 훈련장인 글렌데일을 권함에 따라 LG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LG는 2월 15일까지 글렌데일에서 훈련하고, 다저스는 20일 투·포수조를 글렌데일에 모은다.
류현진은 강정호와 따로 훈련을 하게 됐지만 자주 넥센 캠프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리고 강정호에게 빅리그 적응 노하우를 전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훈련을 마친 뒤 넥센 캠프를 찾은 류현진은 한국 취재진에게 “강정호의 방망이 실력이라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며 “빠른 볼도 잘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붙박이 주전을 꿰차 풀타임으로 뛴다면 홈런 20개는 충분히 넘길 수 있다”고 격려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해적’된 강정호, 메이저리그 정복 첫 훈련
입력 2015-01-19 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