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불안감이 하늘을 찌를 기세입니다.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어린이집 폭행 사건 때문이죠. 엄마들은 작고 여린 아이들이 무자비하게 맞는 CCTV 영상에서 내 아이가 겹쳐 보인다고 말합니다. 김치를 잘 먹지 않거나 한글을 잘 몰라 맞아야 했던 그 아이는 분명 내 아이와 닮았습니다.
어린이집을 포기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적극적인 방어인 셈입니다. 각종 포털사이트 육아 커뮤니티에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는데 안 보내기로 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어린이집 폭행 사건 때문에 마음 먹었습니다’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18일 오늘도 비슷한 글이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32개월 쌍둥이를 키운다는 ‘pooh**’는 “1년 더 데리고 있으려고 연락 온 곳을 다 취소시켰다”며 “이번 일 터지고 나니 조금이라도 있었던 미련도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평도 좋아 입소하기 힘든 곳인데도 말이죠.
“대기 걸어 둔 데서 연락 왔는데 안 보내겠다고 했어요. 연년생 애 둘이라 정말 힘든데 차라리 내 몸 힘든 게 낫다 싶어서요.”(euru**)
“34개월 아들 어린이집 취소했어요. 원래도 낮잠도 안 자는 아이라 걱정 많이 했는데 이번 사건 터지자마자 결정했네요. 고민 안 되고 오히려 속 후련해요.”(mrmi**)
“어린이집 선생님 중에도 일부만 그런 거겠지만 그래도 그런 일이 우리 아이한테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제가 1년 더 데리고 있기로 했어요.” (appl**)
어린이집 대신 교사를 초빙해 공동육아를 하자며 뜻을 함께할 엄마를 모집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maek**’은 “유난을 떤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 때 직접 지켜주자는 생각입니다”라는 의견을 냈고 많은 엄마들은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쳤습니다.
그러나 이런 결심은 저 같은 워킹맘에겐 언감생심이라 씁쓸하기도 합니다. 내 손으로 내 아이를 키우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kime**는 “어린이집 보낸 지 6개월째인데 아직도 애가 울면서 원에 간다”며 “출근하면서 마음이 아픈데 대안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확대’를 약속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인천 어린이집 폭행 파문 이후 “아동학대 교사와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어린이집의 설치, 운영, 근무를 영구히 할 수 없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요. 이번 어린이집 아동 폭력 근절대책이 수년 전 유사 사건 때 내놓은 정책처럼 흐지부지되지 않길 바랍니다. 엄마가 아닌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우리 아이도 김치 못 먹는데… ㅠㅠ” 겁먹은 엄마들 어린이집 포기 늘어
입력 2015-01-19 0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