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암센터 및 집중화센터] (9) 고려대안암병원 암 치유 희망병동

입력 2015-01-20 00:24
고려대안암병원 희망병동에서 김영훈(오른쪽에서 두 번째) 병원장이 지난 16일 ‘환자 경험의 날’ 행사에 가상의 암 환자로 참여한 김하영(오른쪽 끝) 간호사와 함께 실제 암 환자 가족을 격려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제공

고려대안암병원(병원장 김영훈)이 최근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를 상시 가동하며 감동 스토리와 함께 하는 희망의 진료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란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경험하는 모든 상황과 진료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환자 편의와 만족도 제고란 지상 과제에 맞춰 재편하는 일을 하는 기구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환자경험의 날’을 지정, 김영훈 병원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들이 직접 가상의 환자가 되어 환자들의 실제 동선을 따라 돌며 불편한 점을 수집, 개선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내 집처럼 편안한 병원’과 ‘다시 찾고 싶은 병원’, 그리고 ‘이웃에게 추천하고 싶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다.

◇내 집처럼 편하고 아늑한 암 치유 희망병동 주목=고려대안암병원은 올 한 해 암 환자와 외국인 환자 진료 분야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의 역할도 여기에 집중돼 있다.

최근 새로 오픈한 ‘암 치유 희망병동’과 ‘글로벌허브(HUB)병동은 이 같은 노력의 첫 결실이다. 두 병동의 다른 이름은 ‘안암동’(安癌棟)이다. 병원이 위치한 행정구역 안암동(安岩洞)에 내 집처럼 편안하게 암 환자들이 치유를 도모할 수 있는 곳이란 뜻을 담은 별명이다. 뜻하지 않게 암이라는 인생의 큰 걸림돌을 만난 암 환자들에게 고려대안암병원이 희망의 디딤돌이 되겠다는 의미도 새겨져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지난해 1년 동안 환자 최우선-디자인위원회를 수십 차례 소집해 지혜를 모으고, 국내외 유수 암 병원 벤치마킹 결과를 토대로 가장 이상적인 두 병동을 탄생시켰다.

환자들이 병동에 들어설 때부터 나갈 때까지 경험하는 모든 상황과 프로세스에 치유의 희망 메시지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병동 환경도 아늑하고 늘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두 병동의 상담실은 24시간 개방돼 있다. 따라서 이 병동에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는 궁금한 문제가 생길 경우 언제든지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카페 같은 분위기의 휴게실엔 24시간 개방 노트북 전용 바도 설치돼 있다.

김영훈 병원장은 “질병이라는 걸림돌을 만난 국내외 암 환자들에게 우리 병원이 희망이 되고, 최선의 선택이 되어 벼랑 끝에서도 새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되는 ‘라이프 플러스(Life-plus)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암 치유의 길 동행하는 ‘희망의 디딤돌 되겠다’ 각오=이 병원의 암 진료는 종양혈액내과 김열홍 교수가 이끄는 암센터에서 이뤄진다. 이 암센터엔 폐암센터, 유방암센터, 대장암수술센터, 로봇수술센터 등 특성화센터들이 들어서 있다.

또 이들 암 특성화 센터에서 진행되는 암 진료의 공통분모는 전인치유다. 눈에 보이는 암 덩어리의 제거뿐만 아니라 면역력 향상을 위한 영양과 재활에서 사회복귀에 이르기까지 암 극복에 필요한 정신적, 물리적, 사회적 편의를 모두 봐주는 것이 전인치유의 시작이다. 암 치료가 끝난 후에는 그 동안 신경을 쓰지 못했던 비만관리, 부종치료, 심리상담 등을 병행해 암의 재발을 막고 적극적으로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느 병원에도 없는 특별한 ‘희망우체국’도 눈에 띈다. 이 우체국은 한마디로 ‘느린 우체국’이라고 할 수 있다. 우편물 배달에 1년이 걸린다. 암 환자들이 1년 뒤 자신의 투병생활을 돌아보거나 혹은 말기에 이르러 남긴 메시지를 가족들에게 전달해 추억과 감동을 이어가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암 치유 희망병동은 150병상, 글로벌HUB 외국인병동은 33병상 규모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여기에 16병상 규모의 호스피브병동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모두 국제의료기관인증평가(JCI) 기준보다 더 엄격한 환자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김 교수는 “암 치료의 질적 발전과 암 센터의 기능을 가일층 활성화시켜 암 치료의 효율성과 환자 편의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암 치유 희망병동의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