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천 한동대 통일과평화연구소장 “북한 장애인 인권유린 실태 심각”

입력 2015-01-19 02:44
원재천 한동대 통일과평화연구소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밀알학교에서 기자와 만나 북한 장애인 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외부와 단절된 북한을 실용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인권’입니다. 인권이 북한 내 숨겨진 취약계층을 살릴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밀알학교에서 만난 원재천(51) 한동대 통일과평화연구소장은 ‘북한 인권 연구의 효과’를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난 8∼9일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북한 장애인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 및 워크숍’을 개최했다.

그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지난해 9월부터 3년간의 일정으로 미국 시라큐스·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진과 함께 ‘북한 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북한 소외계층의 인권침해와 대안 마련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북한 장애인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 및 워크숍’은 국내에서 ‘북한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열린 첫 국제회의로 의미가 적지 않다. 그는 “많은 대북 인권 단체가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유린을 말하지만 정작 취약계층인 북한 장애아동과 장애여성, 수용시설의 장애인 인권은 거의 논하지 않는다”며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 이들을 알리고 돕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현재 탈북민과 북한 장애인 관련 기관 실무자를 대상으로 설문 및 면접조사를 실시해 북한 장애인 인권 및 복지 실태를 수집 중이다. 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유엔 인권최고대표부 등 국제인권단체와 북한 장애인 인권 실태를 알리는 워크숍을 개최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법, 행정, 사회복지 정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원 소장은 “장애인 시설에 종사했던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해 보니 북한 정부가 장애아동을 섬에 격리 수용해 생체 실험을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조사를 진행해 ‘국가 차원의 차별은 범죄 행위’임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알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북한 장애인 인권 증진 연구가 하나님의 뜻이자 시대적 소명임을 확신했다. 북한 장애인 역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귀한 존재’라는 믿음에서다. 원 소장은 “하나님은 약자인 과부와 고아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다”며 “이 일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이라고 믿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