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회화가 결합된 설치작업을 하고 있는 미디어 작가 한호(43)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초대를 받았다.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조 벰보에서 ‘동상이몽’ 타이틀의 대규모 미디어 설치작품을 공개한다.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과 별도로 마련되는 특별전은 세계 각국의 주목받는 작가를 선정해 신작을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한호 작가는 18일 “그동안 한국은 이우환 김아타 등 국제적인 작가들이 특별전에 참가했다”며 “빛이라는 소재의 작품을 세계무대에 내보이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비엔날레 측에서 세계 각국의 작가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한호 작가의 작품이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맥을 잇는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작가 외에 미디어 작가 이이남도 특별전에 초청됐다.
한호 작가가 이번에 출품하는 ‘동상이몽’은 ‘영원한 빛’(사진) 시리즈 작품 중 하나로, 한국사 속에서 절규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하나의 빛으로 회화이면서 미디어인 설치작업을 보여주려 한다. LED 캔버스 안에 인공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 과정을 15초 사이에 관람객이 볼 수 있게 해 시간의 개념까지도 담아낸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립 파리8대학 박사준비 과정을 수료한 그는 파리, 뉴욕, 베이징으로 옮겨 거주하면서 작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7년 동안 빛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의 작업은 회화이면서도 영상이다. 유년시절 어머니와 떨어져 살면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달빛을 보며 대화를 나눴던 추억들을 캔버스에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몰두해온 ‘영원한 빛’은 세상이 창조될 때부터 인간의 심장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태초의 빛이다. 그는 “빛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희망, 몰입, 카타르시스 등을 표현하는 작품”이라며 “회화와 미디어가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미디어 작가 한호, ‘동상이몽’으로 베니스비엔날레 선다
입력 2015-01-19 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