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로 번진 테러 공포… 무장조직원 2명 사살

입력 2015-01-17 04:05
벨기에 경찰이 15일(현지시간) 동부 소도시 베르비에에서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 조직이 은신 중이던 건물을 급습했다. 총격전을 벌인 끝에 조직원 두 명이 현장에서 사살되고 한 명이 체포됐다. 이슬람 성전에 참여하기 위해 시리아 등으로 출국한 벨기에인은 350명 이상으로, 자국 인구(1100만명) 대비 유럽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AP연합뉴스

파리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벨기에에서 테러 시도가 적발돼 ‘테러 도미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테러를 준비한 무장단체 조직원들이 벨기에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2명이 사살됐다. 파리에서는 또다시 인질극이 벌어졌으나 1시간여 만에 인질범은 체포되고 인질로 잡혀 있던 시민들은 무사히 풀려났다. 벨기에 경찰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동부 국경지역의 소도시인 베르비에에서 테러 조직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건물을 급습해 용의자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의 지시를 받고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사살되거나 체포된 용의자들은 모두 벨기에 국적으로, 1주일 전 시리아에서 귀국한 뒤 대규모 테러를 자행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검찰 대변인 에릭 반 데르 시프트는 “용의자들은 자동화기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며 벨기에 내 경찰서를 대상으로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럽 안보기관들은 파리 테러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서 돌아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감시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최근 IS가 유럽 국적의 조직원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 테러 공격을 감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고위 안보 당국자는 “미국의 IS 공습에 동참 중인 프랑스와 영국, 벨기에 등 국가가 특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벨기에는 테러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단계로 올리고 브뤼셀 등 10여개 지역에서 테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또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디 쿨리발리에게 무기를 불법 판매한 남성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16일 오후 프랑스에서는 파리 북서쪽 콜롱브의 한 우체국에 무장 괴한 한 명이 침입해 인질들을 붙잡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인질범은 권총, 수류탄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나 이전의 연쇄 테러와 관련이 있는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는 파리 동역(Gare de l’Est)에서 주인 없는 가방이 발견돼 여행객들을 역 밖으로 대피시키는 소동이 발생했다. 그러나 의심 물질을 발견하지 못해 폐쇄 1시간 만에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