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단체 “당분간 전단 살포 않겠다”

입력 2015-01-17 04:41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주도해온 탈북자단체들이 당분간 전단 살포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는 16일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며 “당분간 무리하게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횟수를 줄여 10번 날려 보내던 것을 7번으로 줄이는 식으로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 올 때까지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5일에도 비공개로 전단을 살포했었다.

전단을 공개적으로 살포해온 박상학 대표도 오는 20일을 전후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다룬 미국 영화 ‘인터뷰’ DVD·USB 살포에 대한 정부의 자제 요청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삐라 살포를 비롯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비방 자제 등 ‘체제 인정’ 요구는 북한이 내건 남북대화의 전제 조건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당국자를 박 대표에게 보내 “이산가족 상봉을 꼭 설에 했으면 하니 영화 살포 계획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전단 살포 자제 요청과 탈북자 단체의 수용 의사는 이산가족 상봉 타이밍 때문에 제기됐다. 설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치르려면 상봉 대상자 선정, 시설 점검 등에 최소 4∼6주의 시간이 필요해 다음주 안에 남북 접촉이 시작돼야 한다.

하지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북남 사이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북침전쟁연습을 전면 중단하는 실천적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압박을 또다시 가했다. 이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대화 제의를 안 받고 조건 비슷한 얘기만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