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50代 ‘콘크리트 지지층’까지 흔들

입력 2015-01-17 01:44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35%를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매주 실시해온 조사 결과로는 최저치에 해당한다. 갤럽이 16일 발표한 1월 둘째 주 여론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50대층의 ‘이탈’이다. 처음으로 이들 연령층에서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더 많아진 것이다. 조사 대상자들이 꼽은 부정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소통 미흡’이었다.

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5%, 부정평가는 55%였다고 밝혔다.

갤럽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은 2013년 3월 취임 후 첫 여론조사에서 44%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같은 해 9월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로 남북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자 가장 높았다(67%). 이후 50%대 안팎에 머물다가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48%로 주저앉았다. 이어 ‘인사 참사’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같은해 12월 처음으로 40%선(線)이 붕괴됐다. 지지율은 옛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잠시 반등했으나 박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 이후 다시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이번 조사를 지난주와 비교해보면 긍정평가는 5% 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4% 포인트 상승했다.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사 문제’(13%)와 ‘공약 실천 미흡·입장 변경’(11%), ‘경제 정책’(9%), ‘복지 정책 미흡’ ‘증세’(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 12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매우 높았다. 바로 이 요인이 지지율을 끌어내린 ‘주범’으로 분석된다. 기자회견이 ‘좋지 않았다’는 의견은 40%에 이른 반면 ‘좋았다’는 평가는 28%에 그쳤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긍정평가(43%)에 비해 15% 포인트 낮은 수치다. 기자회견 후 대통령에 대한 의견 변화도 ‘나빠졌다’(19%)는 답변이 ‘좋아졌다’(14%)는 대답보다 높았으며, 부정평가 요인은 역시 ‘소통 부족’(14%)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세대별 조사에서는 50대 응답자의 절반이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50대 응답자의 부정적 응답률(50%)이 긍정 평가율(43%)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년층의 부정평가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74%와 72%에 달했다. 반면 60대 이상은 여전히 긍정평가(62%)가 부정평가(27%)에 비해 배 이상 많았다.

지역별 조사에서도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으며, 특히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4%)보다 높았다.

갤럽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청와대 문건 파동과 관련 있는 ‘소통’, ‘인사 문제’에 대한 응답자들의 지적이 늘었다”며 “박 대통령이 국정개입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국민 여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2명(응답률 16%)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3.1% 포인트, 신뢰수준은 95%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