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른바 ‘수첩파동’으로 불거진 청와대·여당의 자중지란 국면에서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조직 개편, 개헌 등 정국 현안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된 수첩파동에 대해 “해당 행정관을 면직처리했다고 이 문제의 본질이 가려지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전면 조직 개편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청와대의 뒷산 북악산은 서울에서 공기가 제일 좋은데 청와대의 실내 공기는 탁해질 대로 탁해졌다”며 “춥더라도 환기시켜야 한다. 문을 활짝 열고 탁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야 정신이 맑아지고 국정도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석현 비대위원도 “음 행정관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에게 ‘내가 언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배후라고 했느냐’며 잡아떼면서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며 “이쯤 되면 우선 검찰 스스로 재수사를 통해 (두 사람이 만난) 그 술집의 CCTV를 까봐야 한다”고 했다. 인재근 비대위원은 “대통령 직계도 아닌 방계의 행정관이 저 정도면 대통령 직계인 문고리 3인방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 될 지경”이라고 거들었다.
개헌 요구도 이어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간 ‘2+2’ 회동에서 개헌특위 구성에 합의하지 못한 것과 관련, “여야가 그 필요성을 공감한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추후 논의키로 했다”며 “1987년 체제 이후 여야 지도부 회담에서 최초로 개헌 이슈를 공식화한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아직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발이 묶여 있다”며 “230여명의 국회의원이 공감하고 64%를 넘는 국민이 개헌을 지지하는데도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개헌 논의에 제약받는 현실이야말로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개헌은 시대적 과제이자 역사적 사명”이라며 “개헌 숙제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새누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새정치 ‘고맙다 수첩파동’
입력 2015-01-17 0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