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 국정자문회의 쓴소리 경청하라

입력 2015-01-17 02:50
새정치민주연합이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환골탈태를 다짐했지만 현재로서는 기대난이다.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당 쇄신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이전투구 중이다. 대표 경선에 나선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은 “당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섰다”며 이구동성으로 위기론을 설파하면서도 혁신과 단합을 위한 묘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 선거 패배 책임론과 호남지역 정서를 놓고 상대방을 헐뜯는 데 여념이 없다. 대표에 누가 당선되든 전당대회 후 당이 쪼개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때 새정치연합 국정자문회의 첫 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쓴소리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 국정자문회의는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장차관급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로 구성됐다. 국정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사심 없이 하는 말이어서 그런지 구구절절이 옳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국민들은 먹고살기 바빠 진보냐 보수냐에 별 관심이 없는데도 당이 너무 진영논리에 갇혀 있다”며 대안 없는 인기영합주의에서 벗어나라고 질타했다.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싸가지 없는 정당, 패거리 정당의 모습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며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한 문호개방을 제안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중도 강화’의 시급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유사한 지적과 조언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역대 당 지도부는 총선과 대선, 재보선 등 큰 선거에서 패한 뒤 “이념 논쟁에 휩싸이지 않고 국민만 쳐다보고 가겠다”고 약속하곤 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돌아서는 순간 보수니 진보니 하고 계파별로 싸우는가 하면 대안도 없이 국정에 발목잡기 일쑤였다. 박근혜정부가 이토록 죽을 쑤는데도 당 지지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것은 자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야당이라도 경제회생과 민생 문제에 관한한 정부에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 국리민복을 위해 노력하는 건강한 제1야당의 모습을 갖춰 수권능력을 인정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