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어린이 요리교실, 농산물 체험 행사에 아이와 부모의 참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가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농산물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의 채소 편식이 많이 줄었고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후기를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어릴 때부터 건강한 먹거리와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향후에도 친환경의 개념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말 그대로 환경을 보존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을 사용하여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말한다. 농약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같은 면적에 심는 농작물 수를 줄이거나 우렁농법, 오리농법 등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방식 등이 활용된다.
이렇게 재배한 농산물은 정부에서 지정한 법에 따라 저농약 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유기농산물 3가지로 나뉜다. 기준량의 2분의 1 이내로 농약이 측정될 때 저농약 인증을 받을 수 있고, 토양검사나 수질검사 시 농약이나 화학비료 성분이 나오지 않으면 무농약 인증 마크를 획득할 수 있다. 유기 재배는 무농약 재배를 3∼4년 이상 한 후에 인증 신청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친환경을 받아들이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유기 재배만 친환경으로 인정하는 유럽과 달리 무농약도 친환경적 농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찌감치 친환경 농산물산업이 발달한 영국과 독일 등의 경우에는 지자체마다 친환경센터 혹은 유기농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센터에는 일반적으로 전문 직원이 배치되어 친환경 농법 연구와 세미나 개최, 농민들을 위한 기술 상담, 지도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인근 학교와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교육하고 홍보하기 위해 현재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에서는 친환경 요리교실, 친환경 농가 체험 행사, 유기농 아카데미 등 일련의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소비자 체험 교육은 직접 경험을 통해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온 부모들도 친환경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건강한 농산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내 친환경 농산물 발전 수준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미흡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친환경 농산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슈를 접할 때면 친환경 농가와 국내 친환경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안타까운 생각에 속이 타들어간다. 가락시장에 가면 겉만 번지르르한 일반 농산물에 비해 친환경 농산물이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농민들의 국민 건강을 위한 노력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번듯한 생김새에만 현혹되어 농약을 사용한 작물만 찾는다면 친환경 농법을 위한 농민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친환경 관련 기관과 지자체에서는 농가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소비자들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용해야 국내 친환경 농산물 시장이 활발해지고 발전할 것이다. 내 가족의, 나아가 온 국민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농업을 지키려는 모두의 노력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모든 식탁에 안심 먹거리가 가득 채워질 것으로 확신한다.
박성직(㈔전국친환경 농업협의회 회장)
[기고-박성직] 친환경농산물에 관심을
입력 2015-01-17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