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쿠바 금수 전격해제

입력 2015-01-16 04:40
미국 정부가 16일(현지시간)부터 쿠바에 대한 무역 및 금융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여행도 자유화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데 따른 후속 조치로,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가장 중요한 핵심 제한 조치들이 풀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쿠바는 지난 12일 미국이 요구해온 53명의 자국 정치범을 전격 석방하는 등 국교 정상화 당시 이뤄진 약속들을 성실히 이행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통신사와 건설사, 금융업계 등이 쿠바에 진출해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국 은행들이 쿠바 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돼 금융거래도 자유로워진다. 미국의 건설자재 등도 쿠바로 수출할 수 있게 돼 쿠바의 낙후된 주거환경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쿠바는 특히 3억1700만명에 달하는 인구대국인 미국인들을 잠재 관광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특히 미국 항공사들이 멕시코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쿠바로 날아갈 수 있게 돼 양국 간 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플로리다주 등에서는 쿠바까지 배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게 된다.

미 정부는 이번 조치를 취하면서 미국인들이 쿠바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사용액에 제한도 없다. 또 쿠바에서 100달러 이내에서 술과 담배를 들여올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쿠바의 주요한 수출품인 시가에 대한 미국 정부의 50년 이상 이어온 수입금지 조치도 사실상 해제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미국에 있는 쿠바인들의 쿠바 가족들에 대한 송금 제한도 완화돼 연간 8000달러까지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일련의 해제 조치로 쿠바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자동차, 소프트웨어 등의 대(對)쿠바 수출도 늘어 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의 쿠바에 대한 발빠른 금수 해제 조치와 이에 따른 쿠바의 경제발전이 고립 상태에 있는 북한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