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의 수첩에서 촉발된 청와대 문건 ‘K·Y 배후’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배후설 진원지인 음종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의 ‘2라운드’ 공방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서로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카톡 공개하겠다” vs “정계 떠날 생각인가” 감정싸움=음 전 행정관은 지난해 12월 18일 이씨 등 5명과의 술자리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15일 “내가 문건 배후를 말했다는 얘기가 김 대표에게 전해졌다는 말을 듣고 사실이 아니라고 김 대표 등 당 쪽에 간접적으로 해명했다”고 밝혔다.
음 전 행정관은 또 지난 13일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냈다고 했다. 이씨와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공개할지도 신중히 검토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마지막에 배후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일 정도로 대화가 길어서 그 내용을 잊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음 전 행정관이 이씨와 나눈 카톡 내용을 공개할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데 대해 “본인이 정계를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전체 내용을 공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감정싸움은 끊이지 않았다. 음 전 행정관은 자신이 발설자로 지목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인 지난 7일 이씨에게 ‘통화가 가능하냐’는 문자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청와대가 정식으로 감사를 할 사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조사를 받기 전에 만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맞받아쳤다.
음 전 행정관은 지난 13일 이씨와 만나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만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런(배후설을) 얘기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내 약속을 취소했다고 했다.
◇끊이지 않는 ‘술자리 발언’ 구설=음 전 행정관은 배후설 말고도 당시 술자리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으나 박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에 대해 ‘일하기 싫은 사람’이라고 언급했다는 설도 나왔다. 거기다 음 전 행전관이 총리급 여권 중진을 거론하며 “이번 정부에서 같이 일하고 싶다. 내가 언젠가 꼭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음 전 행정관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 사실무근”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당시 술자리에서 여러 정치권 인사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경택 기자
음종환 “카톡 내용 공개하겠다” 이준석 “정계 떠날 각오 돼있나”
입력 2015-01-16 0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