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경제 전문가와 전직 경제수장들은 최 부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구조개혁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반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 “최 부총리의 취임 초반 확장적 재정정책은 한국 경제가 최악의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막는 수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경제수장이었던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도 “부채가 문제될 수는 있지만 민간에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재정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돈 풀기’ 정책을 지지했다.
구조개혁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김 교수는 “생각보다 경제 성장 모멘텀이 살아나지 않자 구조개혁 카드를 내놓은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구조개혁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정하는지가 향후 최 부총리 경제정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전 장관도 “기업의 투자와 가계 소비가 함께 살아나려면 강력한 구조조정이 따라야 한다”며 최 부총리의 개혁 의지에 동의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재벌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 재벌 개혁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했다.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선 낙제점이 이어졌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안 살아나다 보니까 마녀사냥 식으로 ‘정규직 과보호’라는 핑계거리를 찾았는데 너무 설익은 상태로 던져지다 보니 논란만 일으켰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노동 개혁은 어떻게 임금을 올려 가계소득을 올릴지가 중요한데 정규직 해고를 완화한다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 활성화 같은 정책보다는 근로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최 부총리는 부산항만공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비와 투자가 뒷받침되고 리스크 관리를 잘하면 3.8% 성장목표를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4%로 수정했지만 정부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최 부총리는 또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인 부산 국제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저도 후손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구조개혁 등 쉽지 않은 과제를 묵묵히 추진하고자 하니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우리 경제의 두 가지 호재인 FTA와 국제유가 하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재정정책·구조개혁 의지 대체로 호평… 최경환 부총리 취임 6개월
입력 2015-01-16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