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폭력-인터뷰] “엄마한테 이르면 더 혼난다 교사가 겁줘 말 못했다더라”

입력 2015-01-16 03:43
“네가 잘못한 거다. 엄마에게 말하면 더 혼난다.”

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양모(33·여)씨에게 폭행당한 네 살 어린이는 교사가 겁을 줘 엄마에게 아무 말도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 어머니 A씨는 심하게 맞고도 아프다는 말조차 못한 아이의 처지를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A씨는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담한 심정을 털어놨다. “아이에게 왜 곧바로 얘기를 안 했느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네가 잘못한 거다. 얘기하면 더 혼난다’고 해서 말을 못했다고 하더군요.”

A씨는 아이가 폭행을 당한 지 나흘 만인 지난 12일에야 어린이집 CCTV로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됐다. 아이 친구 엄마로부터 “아이가 머리를 맞아 넘어졌다는데 괜찮으냐”는 말을 듣고 곧바로 어린이집에 찾아갔다. 딸이 양씨에게 뺨을 맞고 나동그라지는 장면을 본 순간 A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함께 갔던 친구 엄마들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A씨는 “설마 했지만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때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잊으려 해도 자꾸 머리에 떠올라 며칠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아이가 가끔 어린이집에 가길 꺼려했는데, 선생님이 무서워 그러는 줄은 생각도 못하고 매번 아이를 달래서 어린이집에 보냈는데”라며 울먹였다.

양씨가 평소 아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학부모는 “다른 교사들은 어린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양 선생님 반에 보낸다’며 겁을 주기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우리 아이가 맞는 장면이 뉴스에서 되풀이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며 “하지만 아동 학대 가해자가 강력하게 처벌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하기에 이를 악물고 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폭행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의 이웃 학부모들 사이에서 ‘보육 품앗이’ 움직임이 활발하다. 해당 어린이집이 문을 닫자 이웃 엄마들이 “아이들을 봐주겠다”며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엄마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그런 어린이집에 아이 보내지 마세요. 저희 집에서 돌봐드리겠습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채팅이나 쪽지 주세요”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인천=강희청 기자 kangch@kmib.co.kr